美 CIA 국장 보내… 성사여부 불투명
WP “양측 모두 회담 엎을 동기 뚜렷”
‘反유대 시위’ 컬럼비아大 총장 사퇴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주민들이 울부짖으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를 집중 공격하면서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칸유니스=신화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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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반면 하마스 측은 최근 거듭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지난달 31일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 등을 이유로 협상에 부정적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4일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네아 국장,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외교정책 고문 오피르 팔크 등이 15일 휴전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또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 등을 도하로 보냈다. 협상을 중재해 온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와 이집트 국가정보국(GNI)의 압바스 카멜 국장 등도 참석한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스라엘 연정에 참여하는 극우 성향 정당들은 “하마스를 끝까지 소탕해야 한다”며 휴전에 반대하고 있다. 현직 총리 최초로 비리 혐의 등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나 장기화된 경제난으로 민심 이반을 겪는 하마스 모두 ‘외부의 적’을 이용해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속내도 강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 당사자 모두 휴전 회담을 뒤엎을 동기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앞두고도 가자지구에서 공세를 이어갔다. 15일 이스라엘군은 “지난 하루 무기 저장고 등 가자지구의 하마스 테러 인프라 30여 곳을 공습했다”며 “라파에선 하마스 대원 2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이 이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이란은 자국 땅에서 하니야가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암살된 것에 강한 분노를 표시해왔다. 이에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함께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휴전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때만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자제할 수 있단 입장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미 컬럼비아대의 첫 여성 총장으로 취임했던 이집트계 네마트 샤피크 전 총장은 14일 전격 사퇴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미 주요 대학에서 반(反)유대주의 운동이 벌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 내 유대계 인사나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해당 대학 수뇌부가 학내 반유대주의를 엄벌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내왔다. 이에 펜실베이니아대, 하버드대의 여성 총장도 앞서 사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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