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일본 지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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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주부터 해서 이웃나라 일본에서 지진 이야기가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8월 8일엔 미야자키현의 휴가나다 해역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고, 9일에는 도쿄 서쪽 지역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더라고요. 이미 여름휴가로 일본에 다녀온 분들이 많겠지만, 막바지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들 입장에선 일본에 가도 되는 건지 안전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일본 대지진 이야기도 들리고 있더라고요? 오늘 마부뉴스에선 일본 지진을 데이터를 통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왜 갑자기 일본 대지진 이야기가 들려오는 건지, 정말로 대지진 위험 가능성이 높은 건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봤습니다.
휴가나다 지진 이후 발표된 '거대지진주의'
일단 가장 먼저 발생한 휴가나다 지진의 상황부터 정리해 볼게요. 2024년 8월 8일 규슈의 미야자키현 동쪽의 휴가나다 해역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해역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건 198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한 만큼 일본 기상청에서는 바로 지진해일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 이후 일본 기상청이 후속조치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 '거대지진주의'를 발표했습니다. 2019년부터 일본에서는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운용해오고 있는데, 거대지진주의가 발표된 건 이번이 최초였어요.
난카이 해곡, 거대지진주의 등… 뭔가 용어들이 많죠? 먼저 난카이 해곡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일본 남쪽에 위치한 판과 판의 경계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난카이 해곡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고요, 일단은 거대지진주의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일본 정부에서는 휴가나다 지진이 발생한 난카이 해곡 일대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오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혹시나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혹시 변화가 관찰되면 그 정도에 따라 '거대지진경계', '거대지진주의'를 발표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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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지도에서 빨간색 선으로 표시된 게 과학적으로 분석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을 나타냅니다. 파란색 선은 그보다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일본 정부가 모니터링하고 있는 영역이고요.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번 휴가나다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 모니터링 영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에서는 난카이 해곡 모니터링 영역 안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동시에 평소와 다른 지각 움직임이 관찰될 경우엔 거대지진주의를 발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번 휴가나다 지진이 바로 이 케이스였던 거죠. 그래서 기상청에선 이번 휴가나다 지진에 대해 바로 거대지진주의를 발표한 겁니다. 만약 지진의 규모가 8.0 이상이라면 거대지진주의보다 더 강력한 '거대지진경계'가 발표됩니다.
거대지진주의가 발표된 게 이번이 처음이니 만큼 일본 정부도 상당히 기민하게 움직였습니다. 일본 기시다 총리는 12일부터 4일간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과의 정상회담 일정이 있었지만 급하게 취소했어요. 그리곤 일본 29개 도부현(우리나라로 치면 시군구)을 특별 방재 대책 점검 지역으로 지정해 대지진 대비에 나섰습니다. 도대체 난카이 대지진이 뭐길래 이렇게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갔던 걸까요?
일본이 난카이 대지진을 우려하는 이유
일본 열도 밑에는 총 4개의 판이 모여있습니다.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필리핀해판, 태평양판 이렇게 말이죠. 이 중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은 대륙판으로 분류되고, 필리핀해판과 태평양판은 해양판으로 구분됩니다. 해양판은 대륙판보다 강하고 밀도가 높아서 두 판이 만나게 되면 해양판은 대륙판 아래로 가라앉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걸 섭입이라고 부르죠. 갑자기 판 이야기를 왜 하냐면, 해양판이 대륙판 밑으로 섭입하는 이 지역들에서 일본의 재난급 거대지진이 다수 발생해 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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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대지진 핵심 지역은 일본 해구, 사가미 해곡, 난카이 해곡 이렇게 세 곳입니다. 일본 해구는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의 경계 영역이고, 사가미 해곡은 필리핀해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만나는 곳, 마지막으로 난카이 해곡은 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섭입하는 지역이죠. 일본 해구에선 일본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기록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일본 해구에 표시된 ��)이 발생했고요, 사가미 해곡에선 1923년 관동 대지진(사가미 해곡에 표시된 ��)이 발생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정부는 또 다른 대지진이 일어나진 않을까 염려가 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난카이 해곡에서의 대지진이 가장 문제였어요. 난카이 해곡에서는 평균 100년 내지 150년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규모 8.0 수준의 강력한 대지진이 발생해 왔거든요. 가장 최근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1944년 일어난 쇼와 지진과 1946년의 쇼와-난카이 지진인데, 벌써 80년 가까이 지난 셈이니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죠. 그래서 일본 정부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난카이 해곡 대지진 대책을 검토할 워킹 그룹을 만들어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2012년 7월에 발표한 중간보고서의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해곡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동일본 대지진을 뛰어넘는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가 서일본을 중심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경고했습니다. 2013년 발표된 최종 보고서를 살펴보면 난카이 해곡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나고야가 있는 도카이 지방에서 최대 32만 3,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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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 대지진은 '필리핀해판'이 일본 열도가 있는 '유라시아판' 밑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위 그림을 난카이 해곡에 적용한다면 유라시아판은 좌측, 필리핀해판은 우측에 해당하죠. 이 과정에서 대륙판의 일부가 해양판에 딸려가게 되는데, 대륙판이 휘어지면서 판 내부에 응력이 쌓이게 됩니다. 문제는 대륙판이 더 이상 휘어질 수 없는 경계에 도달하는 순간입니다. 이때, 본래 형태로 돌아가고자 한 대륙판이 튕기면서 바로 지진이 일어나는 거죠. 대륙판 위에 있는 건물들이 흔들리는 게 보이죠?
동일본 대지진 피해 규모 X 10 = 난카이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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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일본 정부는 난카이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최대 피해 규모를 171.6조 엔으로 계산해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바꿔보면 1,588조 원이 넘는 금액이죠. 여기에 대지진으로 오는 간접 피해 규모 42.1조 엔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1995년 발생한 고베 대지진의 피해규모 10조 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규모 16.9조 엔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이렇게 피해규모가 크게 예측되는 이유는 난카이 대지진에는 항상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가 수반되었기 때문입니다. 난카이 대지진의 직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서일본에는 고베, 오사카, 나고야 등 해안가에 도시들이 많이 있거든요. 게다가 후지산까지 분화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과거 1707년에 난카이 해곡의 모든 단층이 파열된 호에이 대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지진이 발생한 지 49일 뒤에 후지산 대분화가 발생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었죠. 참고로 호에이 대지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전까지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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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민 기자 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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