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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12만명 vs 5000명'…작년 축제 방문자수 꼴찌는 어디?[축제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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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한국관광공사 86개 축제데이터 분석

일평균 가장 높은 건 부천국제만화축제

하동야생차문화축제 '꼴찌'…감소율도 1위

전체 방문객 최다는 보령머드축제…84만명

김건희 나섰지만…'모시문화제' 관광객 꼴등

전국에서 열리는 10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지역축제들의 방문객수도 중구난방이었다. 방문객이 많은 축제는 하루 10만명 이상이 몰렸지만, 일부 축제는 하루 5000명에도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향후 각 지역축제들이 단기적인 모객을 넘어 보다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아시아경제가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문화관광축제 시범 평가 대상인 86개 축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최다 일평균 방문자수를 기록한 축제는 12만578명을 기록한 부천국제만화축제였다. 만화축제는 4일간(9월14일~9월17일) 열렸으며 현지인 방문자수는 32만5375명, 외지인 방문자수는 15만6454명, 외국인 방문자수는 481명으로 전체 방문자수는 48만2310명을 기록했다.

1998년 첫 문을 연 만화축제는 만화산업의 활성화와 국내외 만화제작물의 비즈니스를 위한 만화 전문 축제로, 축제 콘텐츠가 명확하고 서울과 가까운 입지로 많은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만화축제 관계자는 "부천시는 매년 10억원 내외의 예산지원으로 만화축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 그리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축제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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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일산 해수욕장에서 조선해양축제를 시작한 7월 19일 해변에 기념사진 촬영용 소품을 세워 놓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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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주들불축제 9만7456명, 추억의충장축제(광주) 9만3160명, 부평풍불대축제 8만6542명, 수원화성문화제 8만5641명, 원주한지문화제 8만2540명이 뒤를 이었다. 이들 축제는 대체로 수도권·광역시 등 대도시에서 개최되거나 제주·포항처럼 이미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인 경우가 많았다. 축제의 전문성은 물론 개최지의 인구밀집도 등이 축제 흥행의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일평균 방문자수 가장 적은 축제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로 나타났다. 지난해 야생차문화축제 1일 평균 방문객 수는 4972명이다. 축제는 31일간(5월4일~6월3일) 진행됐으며 현지인 5만3789명, 외지인 10만273명, 외국인 62명으로 전체 방문자수는 15만4124명이다. 86개 축제 중 85위 기록한 한산모시문화제의 일평균 방문자수(1만10명)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하동 축제는 경상남도 최남단에 위치한 하동에서 개최돼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은 데다 축제 인지도가 높지 않아 관광객 유인에 한계를 보인 모습이다.

다만, 하동군청은 하동야생차문화축제 일평균 방문자수가 적게 집계된데 대해 "지난해 하동차를 전세계에 알리고자 기존 축제를 31일간 열리는 엑스포 형태로 진행했다"며 "관광공사 데이터랩에서는 메인 행사장 1곳의 방문객만을 집계했는데, 메인 프로그램이 열린 행사장이 2곳이었다는 점과 행사기간이 다른 축제들에 비해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문객 수가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체 방문객 1위는 '체험형' 보령머드축제…곡성세계장미축제는 외부인 방문율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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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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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축제 방문자수 기준 가장 많은 이들이 방문한 축제는 84만1990명을 기록한 보령머드축제다. 머드 축제는 17일간(7월21일~8월6일) 현지인 22만5506명, 외지인 61만4824명, 외국인 1660명을 기록했다. 2002년 시작된 머드축제는 국적·언어·연령 구분 없이 온몸에 갯벌의 진흙을 바르고 뒹구는 체험형 축제로, 보령의 지역적 특색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축제지만, 한때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관광객수가 줄고 있는 모습이다. 워터밤을 비롯한 여름 축제가 늘어나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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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충남 서천군 한산모시관 이음무대에서 열린 제33회 한산모시문화제 개막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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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은 전체방문자수를 기록한 건 한산모시문화제(3만30명)다. 3일간(6월9일~6월11일) 열린 모시문화제에는 현지인 1만4713명, 외지인 1만5316명, 외국인 1명이 방문했다. 1989년 저산문화제로 시작해 충남 서산에서 열리는 모시문화제는 국내 유일의 전통섬유 축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산모시짜기를 알리는 한편 전통문화 보존·계승을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한국방문의 해 명예위원장'으로 방문해 개막식에서 축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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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방문자(외지인과 외국인) 비율로 보면 지난해 5월20~29일 열흘간 열린 곡성세계장미축제(88.05%)가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건 9월22일~9월24일 3일간 열린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17.9%)이다. 곡성의 경우 지역 밖에서 축제를 찾는 손님이 많았고, 원주의 경우 대부분 현지인이 찾았다는 의미다.

곡성 축제는 또 2022년 대비 2023년 축제 일평균 방문자수 증가율이 68.78%로 높았다. 2022년·2023년 데이터가 모두 있는 축제 72개 중 40개는 2022년보다 2023년 방문자수가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는데, 이같은 상황 속 세계장미축제는 전년보다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는 뜻이 된다. 반면 일평균 방문자수 감소율이 가장 큰 축제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61.96%)로 나타났다. 곡성 축제는 7만5000㎡ 규모의 대형 장미 정원에 1000여종의 유럽산 희귀 장미 등을 심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축제가 열리는 섬진강 기차마을이 곡성역과 도보로 7분 거리인 만큼 높은 접근성이 관광객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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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세계장미축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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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모객엔 효과만점 축제…관건은 '지역특색'
지자체 입장에서는 축제를 통해 단기적인 관광객 유입을 늘리고 일자리 창출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역 특성(특산물), 문화유산, 역사 및 인물, 자연환경 등을 지역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관광객 유인 및 소비지출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1개 문화관광축제의 총 경제 파급 효과액은 1768억~1820억원 수준이다. 1개 축제의 평균 파급효과는 85억원, 취업유발효과12명, 고용유발효과 7명 수준이다. 축제가 반드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현지인은 물론 외부인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방문객수라는 숫자로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셈이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1129개에 달하는 지역축제가 열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하지만 축제 개최 경쟁이 과열되면서 축제의 부실 운영과 차별화된 콘텐츠 부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유명한 대중가수를 불러 단기적인 모객에는 효과를 보이지만,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축제가 되지 못해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지 못하는 축제가 늘고 있다. 한 관광 전문가는 "축제의 특색이 없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대중 가수 초청 등의 일회적인 수단"이라며 "집객 효과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축제에 특수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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