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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장유정의 음악 정류장] [128] “우리나라 조선 나라 정다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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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한민국 여자 복싱 임애지와 태권도 박태준이 13일 오후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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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이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그날로 돌아가 본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격에 겨워 만세를 불렀을까? 그 당시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를 찬양한 노래를 비롯하여 나라 사랑을 표현한 노래가 대거 출현하였다. 광복 이후 최초로 발표된 ‘어린이날 노래’를 이 지면에서 다룬 바 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그 노래와 같은 노래집에 수록되어 있는 ‘우리나라’다.

1945년부터 1948년까지를 이른바 ‘해방공간’이라 일컫는데, 이 시기에는 해방의 기쁨을 다룬 노래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김성태의 ‘독립행진곡’, 김순남의 ‘해방의 노래’, 이건용의 ‘여명의 노래’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나운영은 ‘건국의 노래’, ‘조선의 노래’, ‘통일 행진곡’처럼 애국을 주제로 한 노래들을 ‘국민가요’라는 이름으로 작곡하였는데,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가 실려 있는 악보집은 나운영이 창립한 ‘민족음악문화연구회’에서 1946년 4월에 발행한 것이다. 동요 ‘봄맞이 가자’와 ‘강아지’를 작사한 김태오는 광복 이후 나운영과 짝을 이루어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김태오가 작사하고 나운영이 작곡한 가곡 ‘달밤’이 대표적이다.

김태오가 지은 ‘우리나라’의 노랫말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1절의 “산 곱고 물도 맑은 삼천리강산 오천 년 빛 날리는 거룩한 나라”와 2절의 “맘 같고 뜻도 같은 삼천만 동포 태극기 휘날리는 새로운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어서 “동무여 우리들은 씩씩한 일군 다 같이 힘을 뭉쳐 나라 일하세”(1절) 와 “우리 글 우리 역사 빛나는 민족 세계에 으뜸 가는 나라 만들세”(2절) 라며 앞으로 펼쳐질 나라의 새 역사를 함께 쓸 것을 권유하고 있다.

‘보통빠르기(moderato)’에 ‘곱게 아름답게’라는 나타냄말이 적혀 있는 ‘우리나라’는 음악적으로 4분의 2박자에 사장조, 오음 음계의 선율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부점 리듬을 사용해서 노래 전체를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이끈다. “우리나라 조선 나라 정다운 나라 길이길이 우리나라 빛내여 보세”라는 후렴은 반주에서까지 부점 리듬을 아르페지오로 표현하여 생동감을 자아낸다.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우리 선수들의 열정은 한여름의 무더위도 잊게 할 정도였다. 또한 ‘금빛 매너’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우리 선수들은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도 훌륭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떠올렸다. 광복절을 맞아 ‘정다운 우리나라’를 빛내며 하나 된 아름다움을 보여준 ‘팀코리아’에 감사의 마음을 건넨다.

[장유정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원장·대중음악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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