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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인텔 CPU 충돌 사태를 바라보는 2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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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13세대 및 14세대 코어 프로세서 일부에서 발생한 결함이 게이머뿐 아니라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TWorld

ⓒ Getty Images Ban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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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터 리서치에서 최신 기술 운영,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및 반도체 분야를 담당하는 수석 애널리스트인 앨빈 응우옌은 코드명 랩터 레이크인 i7 및 i9 13세대 및 14세대 프로세서의 문제가 "그래픽 디자인 및 비디오 편집과 같은 멀티코어 작업에서 이들 CPU를 사용하는 (게임, 미디어, 과학/R&D 시장) 기업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 고객은 일반 소비자보다 더 많은 반품(Return Material Authorization, RMA) 요청을 발생시키며, 이에 따른 재정적 영향도 더 크기 때문이다.

응우옌은 "인텔이 기업 고객의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브랜드에 끼친 피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CPU 충돌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발표한 마이크로코드 패치뿐 아니라 "현재의 문제와 시장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비즈니스 전략을 완벽하게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비 필요해"

응우옌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인텔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이 다른 공급업체로 당장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인텔이 여전히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전환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인텔이 현재 직면한 어려움이 계속되고 더 많은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앞으로 이어진다면, 기업 고객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응우옌은 "인텔은 2027년 이후에도 칩 제조 공장을 통해 하이테크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인텔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인텔 제품만 보유하는 데 따른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응우옌에 따르면, 인력을 15% 감축하고 '비필수' 활동을 없애는 등 인텔의 최근 조치는 기업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응우옌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 15%의 인력 감축으로 자본을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충분한 자본을 뒷받침할 만한 인력 감축이 이루어졌는가? 아니면 필수 인력도 일부 없애고 있는가?
  • 중요 제품 출시가 예정된 이노베이션 엑스포(Innovation Expo) 행사 같은 '비필수' 활동을 제거한다는 것은 소비자, 파트너, 애널리스트 및 언론을 위한 일관된 마케팅 전략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 즉각적이고 다가오는 단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정도의 조치로도 충분할까? 아니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될까? 인텔이 남은 문제를 얼마나 잘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걱정할 문제 아니다"

한편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리서치 실무 책임자인 존 아난드는 CPU 결함에 대한 기업의 무관심이 "인텔 CPU가 직면한 문제의 객관적인 규모와 심각성보다는 칩 제조업체가 IT 세계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다른 관점으로 해석했다.

아난드는 1994년 펜티엄 부동소수점 연산 오류가 밝혀졌을 때 이 문제는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광범위한 문화적 시대정신의 일부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2002년 미국 드라마 웨스트 윙(The West Wing)의 에피소드에서 한 '블루칩 기업'이 8,000만 개에 달하는 컴퓨터 칩 중 하나에서 결함을 발견한 상황을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아난드는 오늘날에는 "회사 CEO가 개인 주식 포트폴리오에 인텔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한, 현재의 인텔 문제는 기업의 관심을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끌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불량률은 이전 칩 세대의 4~5배에 달하지만, 그래도 한 자릿수 범위에 머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난드는 문서화된 충돌 대부분은 "특정 조건에서 특정 워크로드에서 CPU가 너무 많은 전압을 소모할 때 발생한다. 일상적으로 프로세서를 터보 충전하지 않는 한(많은 일반 소비자와 게이머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처럼), 이 문제는 기업 위험 등록에서 주목할 만큼 충분히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물론 CPU 결함은 인텔에 좋지 않은 소식이지만, 파운드리 부문과 소비자 판매 부문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인텔의 최근 보고서에서 그나마 희망적인 요소였다.

적어도 인텔에 다행인 점은 "마이크로코드 수정이 나온다는 것은 파운드리나 제조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만약 제조 공정의 문제였다면 인텔은 정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 이 문제가 기업의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가? 제조 공정의 청결함을 상징하는 방진복(bunny suit)은 기업 구매 담당자가 선정하는 RFP(Removal of Proposal) 항목에서 이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아난드는 기업이 인텔의 CPU 충돌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난드는 "PC 공급업체인 HP, 레노버, 에이수스에 적법하게 아웃소싱하고, 혼잡한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차별화할 수 있는 위험과 기회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PC 프로세서의 선택은 전반적인 비즈니스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Paul Barker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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