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에 맞설 인력·장비 '태부족'…총리 "국제사회 지원 더뎌"
난민 센터로 변한 학교에 모인 아이들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무법천지'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올해 상반기 중 일주일에 평균 5명의 어린이가 숨지거나 다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 통계자료를 확인한 결과 올 1∼6월 아이티에서 131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상처를 입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일주일에 5명꼴이다.
피해자 중에는 오발탄을 맞은 사례도 있지만, 어떤 경우엔 라이벌 갱단이나 경찰을 돕고 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 아이티 지역 담당인 샹탈 실비 임보는 이날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 "동네 전체가 불타고 납치와 성폭행이 만연한 가운데 어린이들은 총격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이 끔찍한 숫자 뒤에는 확인되지 않은 피해 어린이가 더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언제든 교전에 휘말릴 수 있다며, 강력한 보호 조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도 2∼6월 갱단 난동으로 58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수십년간 빈곤과 자연재해,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려온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갱단 준동에 치안이 붕괴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포르토프랭스 순찰하는 케냐 경찰관 |
지난달 취임한 개리 코닐 총리와 과도위원회는 국정 정상화에 나섰지만, 일부 과도위원이 지인에게 공공 일자리를 소개한 의혹으로 최근 조사 대상에 오르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은 현지 갱단원들이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케냐 경찰을 피해 외곽에서 불법 행위를 일삼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약 2주 전에는 아이티 동쪽 간티에 마을이 쑥대밭처럼 변했는데, 뒤늦게 현장에 출동한 케냐 경찰들은 무기 부족 등으로 되레 아이티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갱단에 맞서야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코닐 총리는 최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티 경찰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장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사회 지원이 너무 더디게 도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성과도 보고되고 있다.
라모 노밀 아이티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갱단원을 지칭하는 '무법자' 104명을 사살했다고 공개했고, 유엔은 3∼6월 아이티 전역에서 갱단 폭력 탓에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람들이 최소 1천379명으로 여전히 많지만, 이전 4개월과 비교하면 45% 줄었다고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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