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1 (수)

반도체 투자에 들썩이는 체코의 시골 마을…EU도 경제안보 기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온세미 2조7400억 투자 발표

체코 로즈노프에 정부 관계자 발길

체코 경제·EU 반도체 공급망 확보 기대↑

체코의 조용한 시골 마을인 '로즈노프 포드 라드호스템(로즈노프)'이 들썩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 온세미컨덕터가 20억달러(약 2조7400억원)를 투입해 기술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도 체코 마을의 변화가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온세미의 지난 6월 투자 발표 이후 로즈노프에 정부 관계자와 부동산 개발업자, 지역 대학 관계자, 언론인 등이 연이어 방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코에 해외 기업이 이 정도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것 자체가 30년 만인 만큼 곳곳에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로즈노프는 인구가 2만명도 채 되지 않은 작은 도시다. 럼을 뿌린 파이와 1925년 개관한 왈라키아 야외 박물관으로 유명한 도시다. 이 박물관에는 중세 시대에 건립된 목조 교회와 주택 등이 보존돼 있다.

이러한 로즈노프에서 온세미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대표적인 해외 기업이다. 온세미는 1999년 모토로라에서 분사한 로즈노프 공장 시설을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체코 내에 온세미 직원 약 2200명이 삼성전자, BMW, 메르세데스벤츠, 애플, 지멘스 등에 납품하는 1000만개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신규 투자로 향후 7년간 로즈노프의 연간 매출은 현재의 4배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돼 최소 1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이 높은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생산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면서 매출 증가 폭을 확대키로 했다. 일자리는 800개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온세미는 전기차와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산업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만드는 현 부지를 확장할 것"이라면서 "이곳에서의 성공이 지역에 중요할 뿐 아니라 부진한 체코 경제를 살리고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EU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체코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자동차나 부품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노동집약도가 내려가고 기술력을 높인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무역부 장관은 "반도체는 현대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새로운 기술로 국내에서 더 많은 것을 생산할수록 우리 경제 안보에도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세미는 체코, EU 정부와 보조금 지원 규모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논의가 수월하게 진행될 경우 투자 규모의 25%를 보조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 곧바로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이후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이 거주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시는 학교와 병원, 주택 부족 등을 우려해 이를 확충키로 했다. 우선 300~400개의 아파트를 만들고 8500만달러를 들여 도로를 확장하고 주차장을 개선키로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