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충남 천안 소재 독립기념관은 15일 열기로 했던 광복절 경축식을 취소했다. 경축식이 열리지 않는 것은 1987년 8월 15일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독립기념관 측은 그동안 광복절 경축식은 정부, 충남도, 천안시와 함께 열거나 자체 행사 등의 방식으로 매년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신임 김 관장이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하고 자체 경축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다양한 광복절 경축 문화행사는 예정대로 치러진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9일 SBS에 "광복절 기념행사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운동가 후손을 초청하기로 한 영빈관 오찬에도 불참한다"며 "우리 회원 중에 지금 분노에 차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으니까. 우발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또 경호원들이 와서 입을 막고 끌어낼 거 아니요"라며 불상사를 예상하는 듯한 말까지 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인사가 임명된 것은 건국절을 제도화하고 독립기념관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한 음모"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그럴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이 회장이 끝까지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거부하고 행사를 두 쪽으로 쪼개는 데 동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이 회장이 '몽니'를 부린다는 말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어 "한국에 있는 반역자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하여", "일제시대 밀정 같은 일"을 한다고까지 막말을 쏟아냈다. 오죽했으면 김 관장이 "일본 식민지 지배를 동조하거나 독립운동가를 폄훼하는 글을 쓴 적이 없는데 광복회가 나를 인민재판으로 매도한다"며 법적 대응까지 말하겠는가.
윤 대통령은 김 관장을 아는 바도 없고 절차에 따라 추천된 사람을 임명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추천한 인사가 후보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한때 윤 대통령 멘토로 불리던 이 회장이 이 정도로 반발하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일제 밀정'과 같은 막말을 퍼부으면서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넘어 아예 행사를 따로 여는 데 동참한다고 한다. 제발 이 회장이 지금이라도 자중해서 온 국민이 함께 경축하는 광복절이 되는 데 힘을 보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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