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가자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10월28일 텔아비브의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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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가자전쟁 수행을 놓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료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비공개 안보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전쟁 목표를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이 인질 석방 타결 기회를 해쳤다”고 맞섰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갈란트 장관이 반이스라엘 발언을 해서 인질 석방 타결에 도달할 기회를 해쳤다”고 반발했다. 총리실은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승리와 인질 석방은 “네타냐후 총리와 내각의 명확한 지침이고, 이는 갈란트 장관을 포함한 모든 이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갈란트 장관이 의원들에게 가자에서 하마스에게 “총체적 승리”를 추구하는 네타냐후의 목표를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는 사실이 참석자들 입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뒤 나온 반응이다. 갈란트 장관은 또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 시작 여부에 대해서도 “모든 영웅이 전쟁의 북을 두드리며 ‘절대적 승리’를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이 들리고 있다”며 확전이나 상대의 완전한 궤멸 등 무리한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때가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총리실의 입장이 나온 직후 갈란트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나는 전쟁 목표 달성과 하마스 해체, 인질들이 돌아올 때까지 전투를 지속하겠다는데 결연함을 강조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총체적 승리”라는 가자 전쟁 목표가 “터무니없다”고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의 갈등은 가자 전쟁의 지속,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 이후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정부 내 깊은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짚었다. 갈란트 장관은 앞서 지난해 5월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해 여론의 반발을 산 사법부 개편안에 대해 공개 반발한 바 있고 , 지난 5월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에 대한 전후 통치 계획을 내놓지 않은 채 “목적도 없이 피와 많은 희생”을 치르게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한 바 있다 .
다만 정부 관계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그를 해임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가자 전쟁과 이란과의 대결 와중에 국방장관 해임은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치명적인 정치적 피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뿐만 아니라 다른 국방·안보 분야 관료들과도 하마스와의 휴전협상을 놓고 갈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휴전협상이 타결될 법한 고비 때마다 새로운 제안을 추가하도록 명령해 협상을 번번이 결렬시켰고, 막후 협상에 나선 모사드 및 신베트 등 정보기관 수장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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