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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7월 가계대출 5.5조↑ 증가세 지속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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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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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5조원 넘게 늘어 4개월째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은 뒤늦게 줄줄이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앞으로도 당분간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수요 급증을 막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당국과 한국은행은 면밀한 모니터링과 관리 강화를 예고했다.

◆가계대출 넉달째 증가… 주담대 껑충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 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지난 3월 1조7000억원 뒷걸음했다가 4월 반등(+5조원)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7월 증가폭은 6월(+5조9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7월 들어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월(+6조2000억원)보다 집단대출이 2조원 줄어든 결과라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반해 일반 개별 주담대는 6월 4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6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7월 들어 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예금을 비롯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4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커졌는데, 역시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증가 추이다. 이 기간 늘어난 가계대출 규모만 18조90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8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며 “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관계부처 간 정책적 공조, 금융권과의 긴밀한 소통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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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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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은 예금 금리 속속 인상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65%로 집계됐다. 실제로 상상인저축은행은 기존보다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81%(단리)에 제공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 입출금’(파킹 통장) 금리를 0.3%포인트 올린 3.2%로 책정했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3.47%다. 5대 은행은 최근 예금 금리를 0.2∼0.35%포인트 내렸다. 올해 들어 최고 3.706%까지 올랐던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최근 3.2%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은행권과 달리 일부 저축은행이 수신상품 금리를 올린 데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 수신고를 확충하고, 공모주 기업공개(IPO) 청약 등의 영향으로 요구불예금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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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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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 “부적정 대출 송구…가슴 무너지는 아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2일 전임 손태승 회장 친·인척의 수백억원대 부정 대출 사건과 관련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진 고객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끄는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우리 모두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특히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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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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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행장은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병규 행장은 이날 오전 은행 전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 사건의 관련인 대한 면직 등 인사조치는 마쳤고 관련 여신에 대한 회수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칙에 입각한 업무 수행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의 결속을 단단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의지와 계획을 밝혔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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