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비난과 함께 핵합의 협상 재개 시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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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5차 중동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유럽연합(EU)과 핵합의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IRNA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전화로 회담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의 이중 잣대가 시오니스트 정권(현 이스라엘 정부)을 더 무례하게 만들었다”며 지금의 중동 긴장을 서방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도 2018년 파기된 후 교착상태에 빠진 핵합의 협상 재개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양측이 모든 약속을 지키고 신뢰가 쌓인다면 핵합의를 되살리는 것 외에 다른 문제들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억제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를 체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서 파기됐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 다시 협상이 재개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핵합의 협상 재개 시사는 단순히 말로 그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그는 핵합의 당시 외무장관과 외무차관이었던 인사를 외교라인 요직에 지명했다. 압바스 아락치 전 차관은 장관으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장관은 전략담당 부통령으로 호출했다. 이들은 의회 승인을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특히 아락치 장관 후보자의 경우 2015년 핵합의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인물로, 트럼프 정부가 합의를 파기한 후에도 미국과의 간접 외교를 통해 협상 재개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강경파 득세에 밀려 교체됐지만, 중도좌파인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당선으로 다시 요직을 얻게 됐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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