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바인 대피소’ 폭격에 어린이·여성 등 약 100명 사망
학교 84% 피해…국제 사회 “미국, 무기 공급 중단” 규탄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약 100명이 사망한 가자시티 알타바인 학교에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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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대피소로 쓰이던 가자지구 학교를 또다시 폭격해 100명 가까이 숨지자 국제사회의 비판이 쇄도했다. 휴전협상 중 이러한 공격을 감행한 것은 휴전 의지가 없다는 뜻이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전날 가자지구 알타바인 학교를 공습해 약 10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데 대해 유엔은 “이 학살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도 “끔찍하다”, “가장 강한 어조로 비판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는 “너무 많은 민간인이 죽고 다치고 있다”며 휴전과 인질 협상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는 “이처럼 팔레스타인인을 고의로 살해한 것은 전쟁을 끝내려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카타르는 “독립적인 유엔 조사관을 파견하는 것을 포함해 긴급 국제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 오전 가자시티 내 알타바인 학교를 공격했다. 알타바인 학교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대피소로 활용하던 곳이다. 1층은 모스크, 2층은 학교로 쓰였으며 피란민 약 2000명을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담을 종합하면 공격은 일출 전 기도가 진행되던 중 발생했다. 아무런 경고 없이 최소 3발의 미사일이 날아들어 1층 벽이 폭파됐다. 병원 의료진과 주민 등 목격자들은 희생자 상당수가 아동과 여성이었다고 진술했다.
이날 공습은 휴전 협상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박이 커지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 첨예해진 시점에 자행됐다는 점에서 특히 비판을 받았다. 하마스 측은 새 휴전안을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규탄 성명으로는 더는 충분치 않다. 이스라엘 대사를 해임하고 대사관을 폐쇄하고 점령군과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피란민이 모인 학교를 빈번히 공격해온 점도 도마에 올랐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학교 최소 17곳이 공격을 받아 16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지난달 6일 기준 가자지구 내 학교 564곳 중 477곳이 전쟁 피해를 봤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가자지구 주민들은 최소한의 안전을 바라며 학교에 계속 머물거나 아니면 학교를 떠나야 하는 괴로운 딜레마에 마주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다시 일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그동안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미국산 무기를 사용했다는 보도와 분석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이번에도 미국산 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 기자 알레그라 굿윈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이번 공격에 미국산 GBU-39 소구경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내 무슬림 단체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간의 생명을 중시한다면 이스라엘 무기 공급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학교 내 하마스 지휘 센터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하마스 대원 19명을 사살했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정밀무기를 사용한 점을 강조하면서, 인명 피해 규모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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