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한다는 대지진까지 우려되면서 일본에서는 지진을 대비한 물품에 대한 구매가 크게 증가하고, 여행객들의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8일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9일 가고시마현 오사키에 있는 한 가정집이 무너져 있다. 2024.08.09. [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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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8일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 니치난시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가구를 고정하는 도구와 생수는 다음날 저녁까지 대부분 팔렸고, 간이 화장실 관련 용품도 1시간 만에 100개가 팔렸다. 이는 지진으로 수도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용변을 처리할 수 있는 간이 화장실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아이치현에 있는 나고야성에는 정문 표지판에 영어와 일본어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해 돌담이나 건물에서 거리를 두고 관람해달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진 정보 앱을 이용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오사카부가 운영하는 방재 앱은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지난 8일부터 9일 오후 3시까지 5300회 다운로드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객들의 숙박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에현 등 도카이 지역 숙박시설에서는 지진을 걱정하는 전화 문의가 빗발쳤으며, 예약 취소가 쇄도하고 있다.
국내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회원수 170만여 명인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에는 "지진 때문에 도쿄행 비행기를 취소했다", "출발 한 시간 전인데 수수료 물고 항공권을 취소했다" 등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의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은 일본 시즈오카현 쓰루가 만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에 있는 해저 계곡으로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령된 임시 정보는 '거대 지진 경계'보다는 한 단계 낮은 '거대 지진 주의'다.
[도쿄=AP/뉴시스]8일 일본 서부 미야자키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파손된 건물 밖에 경찰이 서 있다. 2024.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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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 대지진이 실제로 일어나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0)과 맞먹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대 23만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채가 파손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NHK에 따르면 난카이 대지진 피해 예상 규모는 최대 220조3000억엔(약 2073조원)에 달한다.
일본 전문가들은 향후 30년 이내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미야자키현 강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0.1%에서 0.4%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엔저 특수' 효과가 약해졌다는 점도 일본 여행의 취소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달 1~5일 100엔당 850원대에서 이달 5~6일 950원대로 올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여행을 간 우리 국민은 222만 명이었고, 이중 일본을 찾은 국민이 70만 명으로 31.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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