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1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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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을 지명한 것은 임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검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낙점된 심 후보자는 주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주요 부서를 오가며 법무·검찰 행정 업무 경험을 주로 쌓은 정통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검찰과장,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수사보다는 행정에 능한 기획통 검사는 정무 감각을 갖추고 조직 관리에 강점을 보인다.
지난 7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4명의 고검장을 후보로 추렸을 때부터 심 후보자는 가장 유력한 인물로 거론됐다. 유일한 기획통일 뿐만 아니라 그의 개인적 인연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우선 심 후보자는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가깝다. 심 후보자는 2014년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김 수석을 직속상관(검찰국장)으로 모셨고 지금도 신뢰관계가 두터워 언제든지 소통이 가능한 사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심 후보자의 아버지인 심대평 전 충남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이미 지난해 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하고 이노공 당시 차관이 사의를 밝히자, 대검 차장이었던 심 후보자를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해 장관 대행을 시키며 신임을 보였다. 김 여사 수사와 조사 방식을 둘러싸고 검찰 내부에서 파열음이 일고 대통령실과 검찰의 갈등도 잠복된 상황에서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카드인 셈이다. 한 검찰 간부는 “(심 후보자 낙점은) 안정적으로 검찰을 관리하려는 차원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한상대 검찰총장 이후 13년 만에 발탁된 기획통이다. ‘김건희 여사 방탄용 검찰 인사’라고 평가받았던 지난 5월 임명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대검 대변인 등을 거친 기획통이다. 특수통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원석 검찰총장과 갈등을 겪은 윤 대통령이 임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모험’을 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읽힌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는 “특수통 총장 후보자들은 한동훈 대표, 이원석 총장과의 관계가 어그러지면서 가능성이 작아진 것”이라며 “정권이 어려운 시기고 조직 장악이 필요한 시점이라 심 후보자가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김 여사 출장조사 특혜 관련 질문에는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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