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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난생처음"…50년 경력 어민도 혀 내두른 해파리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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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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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고성군 대진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50년 넘게 조업했는데 올해 같은 해파리 떼들은 처음 봅니다."

8일 오전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대진항 일대에는 40여 턱의 어선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쏨뱅이(삼식이)와 가자미잡이로 한참 바쁠 시기이지만 최근 극심해진 해파리 출몰에 어민 별로 길게는 보름 넘게 조업을 중단했습니다.

이날 조업을 나간 어선은 2∼3척에 불과했습니다.

50년 넘게 조업한 어민 신 모(72) 씨는 해파리 공격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신 씨는 "예전에도 이따금 해파리 떼들이 출몰하기는 했지만, 올해는 정말 유달리 많다"며 "해파리가 어구에 걸린 채 건지다 보면 그물이 다 찢어진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어 "파손 정도에 따라 어구 피해 비용만 한 번에 100여만 원까지도 발생한다"며 "매출보다 피해 금액이 더 많은 날도 많아 조업을 나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동해안에 자주 출몰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크기 1∼2m, 무게 150㎏에 달하며 어민 피해를 키우고 있습니다.

동료 어민 최 모(71) 씨는 해파리에 쏘여 벌겋게 달아오른 손등을 보여줬습니다.

최 씨는 "이게 다 어구를 건지다가 해파리에 쏘여 생긴 상처"라며 "얼굴과 손등에 많이 물렸는데 하도 가려워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쪽에서는 해파리로 인해 찢어진 어구 손질에 한창이었습니다.

파손된 어구들은 손질하더라도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해 폐기 처분하고 있습니다.

해파리 출몰에 대비해 지자체별로 그물망을 설치하고, 포획에 나서면서 피서객 피해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동해안 해파리 쏘임 사고 건수는 23건으로 전주 37건보다 줄었습니다.

그러나 바다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조업해야 하는 어민들은 해파리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입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자체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긴급 해파리 구제 사업을 위한 국비 3천만 원을 확보, 동해안 각 시·군에 배정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어구 비용 지원 및 해파리 수매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도 관계자는 "어민 피해 상황을 각 지자체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며 "어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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