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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성별 논란’ 여성 복싱 선수의 폭로 “의사가 바지 안쪽 확인, 충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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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성별 논란이 불거진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6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준결승에서 승리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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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서 ‘XY 염색체’를 보유한 여성 복서에 대한 성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한 프랑스 여성 복서는 국제복싱협회(IBA)가 성별 확인을 위해 수치스러울 수 있는 검사까지 벌였다고 폭로했다.

프랑스 복싱 선수 에밀리 손비코는 6일(현지시각)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에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여성이고, 여자로 태어났다는 사실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손비코는 지난 4월 칼리프와 맞붙어 패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손비코는 복싱계에서 여성성 테스트가 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내 여성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미 두 번이나 여성성 테스트를 받았다”며 “그걸 여성성 테스트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라고 했다.

손비코는 “계체량 중에 심판들이 남성스러워 보이는 운동선수를 보고 의심을 품은 것 같다”며 “이 경우 공정성을 위해 모든 선수들에게 여성성 테스트를 적용한다”고 했다. 이러한 방침이 정당해 보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었다.

손비코는 “내가 받은 검사는 혈액 검사가 아니었다”며 “명확히 하자면, 체중 측정 장소에서 의사가 반바지 안쪽을 확인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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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복싱 선수 에밀리 손비코. /손비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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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이 ‘XY 염색체’를 보유했다며 실격 처리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어떤 염색체를 가졌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어떤 신체적 수치가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운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IBA의 성별 테스트는 자의적이고 불법적이었고, 출처를 신뢰할 수 없었다”며 “너무나 허술한 내용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손비코는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칼리프에 관해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조금 더 많거나 염색체에 무언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칼리프에게 5대0으로 패한 손비코는 “그녀는 대부분의 여성을 능가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여성 복서로서 유리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남자와 싸우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손비코는 “호르몬 문제에 대해 IOC와 IBA가 협조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합법적이라는 공식 문서가 나오기 전까지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로서는 아무도 이 문제를 명확히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혼돈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IOC는 모든 것을 비밀로만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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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에 휩싸인 대만 복싱선수 린위팅(28).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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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파리올림픽 내내 성별 논란에 시달렸던 칼리프와 린위팅은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칼리프는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성별 논란에 관한) 가장 좋은 대응은 금메달”이라고 했다. 린위팅은 “힘든 여정이었다”며 “결승에서는 그간 배운 모든 걸 활용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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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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