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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서방 반발에도 日나가사키 시장 "이스라엘 원폭행사 초청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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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국대사 "정치적 결정…행사 불참하지 않을 수 없어"

연합뉴스

일본 나가사키 평화공원
[교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스즈키 시로 일본 나가사키 시장이 8일 서방 대사들의 집단 반발에도 이스라엘을 원폭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스즈키 시장은 나가사키시가 9일 개최하는 '피폭 79주년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에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판단에 변경은 없다"고 이날 밝혔다고 현지 방송 NHK가 보도했다.

스즈키 시장은 "결코 정치적인 이유로 초청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며 "평온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원활하게 실시하고 싶은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기념식을 주최하는 나가사키시는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원폭 행사에 초청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 행사에는 이스라엘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러시아 우방국 벨라루스도 초대받지 못했다.

나가사키는 미국이 태평양전쟁 때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역으로, 시 당국은 원폭이 투하된 8월 9일에 희생자 영혼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 이스라엘을 배제한 나가사키시의 결정과 관련, 일본을 제외한 미·영 등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의 주일 대사와 대표가 지난달 19일 스즈키 시장에게 우려의 메시지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서한에서 "이스라엘을 초대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러시아, 벨라루스와 같은 부류 나라로 취급돼 오해를 초래한다"며 "이스라엘이 제외될 경우 우리가 고위급을 참가시키기는 어려워질 듯하다"고 밝혔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이와 별도로 지난 6일 스즈키 시장에게 원폭 행사 불참 서한을 보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이스라엘을 초청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결석(불참)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원폭 투하 피해 도시인 히로시마시가 지난 6일 개최한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 기념식에는 이스라엘과 G7 대사들이 초대받아 참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가사키시가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지 않은 데 대해 "행사는 나가사키시가 주최하는 것으로 각국 외교단 참석자도 포함해 정부가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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