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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관중석서 야유 나왔지만…박태준 “심판이 말리기 전까지 최선 다하는게 예의, 상대방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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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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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경희대·20)이 결승전에서 맞붙은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과 격려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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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경희대·20)이 경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상대가 부상으로 고통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열린 결승전에서 박태준은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과 경기를 치뤘다. 박태준은 1세트부터 마고메도프를 상대로 공격에 성공해 9-0으로 이겼다. 마고메도프는 1라운드에서 1분 7초를 남겨두고 왼발차기를 시도, 박태준과 엉키며 쓰려졌다. 마고메도프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매트에 드러누웠다.

2라운드도 박태준이 13-1로 크게 점수가 벌어지면서 앞서 나갔다. 마고메도프는 박태준의 몸통 발차기에 적중당한 뒤 몸을 돌리며 달아나려고도 했다. 이때 박태준은 마고메도프를 발로 밀어 넘어 뜨렸고, 연속된 공격에 마고메도프는 다시 매트에 쓰러졌고 결국 기권을 선언했다. 경기는 박태준의 기권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장에는 순간 박태준을 야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상을 입은 상대에게 발차기까지 했어야 했느냐는 것이다.

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부축을 받고 매트 위를 떠나서야 태극기를 들고서 그랑팔레 팔각 매트를 질주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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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경희대·20)이 결승전에서 맞붙은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이 고통을 고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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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시상식에서 박태준은 마고메도프를 부축하며 함께 걸어 나왔다. 마고메도프가 박태준의 어깨를 잡으며 걷자 박태준이 그의 속도에 발을 맞췄다.

박태준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권도에선 ‘갈려’가 나올 때 까지 공격을 계속 시도하는 게 맞다”며 “심판이 갈려를 하지 않아 상대 몸통을 때렸다”고 했다.

이어 “상대가 경기를 포기하거나 그만둘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며 “시상식 때 상대를 부축해주면서 ‘미안하다’고 했고, 상대도 경기에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괜찮다고 축하해줬다”고 했다.

박태준은 “목표를 이룬 순간 정말 꿈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었다”며 “감독님과 그동안 준비해 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 순간 울컥했다. 내 21년 인생이 담긴 금메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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