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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새 지도자에 ‘이스라엘 공습 설계’ 신와르…휴전협상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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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마스 새 정치지도자로 선출된 야흐야 신와르가 2021년 5월24일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열린 이스라엘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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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기획한 인물로 알려진 야흐야 신와르(61)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새 정치지도자로 선출됨에 따라 향후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강경파로 꼽히며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인 그가 정치지도자까지 겸하면서, 미국 등의 중재로 어렵게 이어져왔던 휴전협상 타결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마스는 6일,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암살당한 이스마일 하니야의 뒤를 이을 새 정치지도자로 신와르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란에 주재하는 하마스 대표부의 칼리드 카두미는 신와르의 선출을 모든 분파의 “컨센서스에 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다.



신와르는 1962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난민촌에서 태어났으며, 하마스에는 1987년 창립 때부터 참여했다. 하마스 보안 및 정보조직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이때 이스라엘에 협력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색출해 죽여 ‘칸유니스의 도살자’라는 악명도 붙었다. 이스라엘 감옥에 23년간 수감됐던 인물이며,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가 2011년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1000여명과 교환될 때 석방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전쟁 발발 뒤 그를 제거하기 위해 가자지구를 뒤졌으나, 그를 찾지 못했다. 그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추적을 피해 지하터널 등에 숨어다니며 하마스를 이끌고 있다.



신와르가 정치지도자로도 선출된 것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는 하마스의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 대변인 오사마 함단은 알자지라 방송에 “새 정치지도자가 된 신와르가 휴전협상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며 “신와르는 305일 넘게 현지에서 전투를 이끌어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하마스 내부 상황 때문에 휴전협상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며 협상 타결의 실패 책임을 이스라엘과 미국 쪽으로 돌렸다.



신와르와 몇년간 감옥 생활을 한 에스마트 만수르는 “신와르를 강경파로 여겨온 이스라엘 입장에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며 “신와르는 이제 군사 분야뿐 아니라 정치 분야의 결정권도 갖게 됐다”고 했다.



중동은 지난달 31일 하니야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을 공언하면서 확전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스라엘-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어디로 향하느냐는 중동 확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협상이 진전되면 이 지역 전반에 드리워져 있는 군사적 긴장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지역 정세의 열쇠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 맥락에서 강경파 인사가 하마스 정치지도자로 새로 선출된 점은 지역정세 안정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하마스의 새 정치지도자 신와르를 겨냥해 휴전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외교·국방장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신와르는 휴전협상과 관련해 주요 결정권자였고 지금도 그렇다”며 “전쟁 상황에 꼼짝 못 하고 있는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휴전협정”을 진전시킬지는 신와르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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