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제재 강화 박차…불법 공매도 신상공개 검토할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6월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제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13./사진=뉴시스 /사진=김명원

조직화되고 복잡해지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을 위해 행위자에 대한 각종 제재 강화가 검토될 전망이다. 금융투자거래, 금융사 임원선임 제한과 계좌 동결 등이 골자로, 지난 21대 국회에서 표류하다 폐기된 안을 보완해 재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신상 공개 등 새 제재도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공매도 제도개선과 맞물려 관련 입법을 서두르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오는 8일 오전 거래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최치연 금융위 공정시장과장도 토론자로 참여하는 만큼 이날 발표는 향후 금융위의 제도 개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여겨진다.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세미나에서는 금융위가 이전부터 추진하던 방향의 제도개선안이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유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불공정거래 규제 현황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자본시장 거래 제한, 금융사 임원 선임 제한, 불공정거래 수익 환수를 위한 계좌 동결 등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창현 전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자본시장법 개정안 내용과도 닿아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5월 발의돼 정무위원회 심사 등을 거쳤으나 계류가 이어지다 임기가 끝나면서 폐기됐다. 금융위는 지난 6월 검찰, 금융감독원, 거래소와 함께 조사·심리기관협의회(협의회)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같은 내용이 논의된 바 있다. 이번 세미나는 해당 입법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하기에 앞서 여론을 환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논의되는 제재 강화는 공매도 제도 개선과도 관련 있어 당국 입장에서는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지난 6월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보다 실효성 있는 행정제재를 위해 제재수단을 다양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방안으로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국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금융회사·상장법인 임원선임 제한(최장 10년)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당국은 공매도 금지 기간인 내년 3월까지 제도 개선과 시스템 정비를 마친다는 입장으로 관련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정수민 자시연 연구위원의 발표로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정보공개 관련 해외사례도 다룬다. 일각에 따르면 이와 함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의결된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해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도 언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불법 공매도 행위자에 대한 신상공개도 검토될 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신상공개나 거래제한 등 강한 제재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만큼 법적인 논쟁이 예상된다. 이번 세미나에서 토론자들도 해외 사례를 언급하면서 법리적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가 복잡해졌고 현행 규제가 약한 만큼 비금전적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당국이 생각할 것"이라며 "강화되는 제재가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어 그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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