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야 암살을 규탄하는 이라크 시민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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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가운데, 5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의 로켓 공격으로 미군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란은 앞서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죽음은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지휘관을 추가로 사살했다.
이날 AP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로켓 2발이 떨어져 미군 등 5~7명이 다치고, 이 가운데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국은 이번 공격을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발표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하니야가 암살 당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의 공격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통화를 나누고 “위험한 긴장고조(dangerous escalation)”라는데 입장을 같이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의지를 거듭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을 찾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와 이날 회담에서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와 불손함의 대가를 분명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지만 침략자(이스라엘)는 벌해야 한다”라고 했다. 나아가 모하마드 가셈 오스마니 이란 의회 의원은 “또 다른 ‘진실의 약속’ 작전이 하니야를 위한 피의 복수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의 죽음보다 덜한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진실의 약속’ 작전은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 작전 이름이다.
이날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휘관 한 명을 드론으로 사살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테러 행위를 촉진하는 헤즈볼라 테러 조직의 역량이 크게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가안보팀은 이날 이란과 헤즈볼라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전날 국가안보팀은 5~6일 새 보복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 주말부터 미사일 발사대를 옮기고 군사훈련에 들어가는 등 공격 준비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러시아제 최신 방공체계 도입도 타진 중이다.
페제시키안(오른쪽) 이란 대통령과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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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주요7개국(G7)은 물론,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동의 친서방국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을 중재하기 위해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가 이란을 급하게 찾은 것도 이란과 이스라엘 양쪽 모두와 가까운 러시아의 중재 노력이라는 관측 역시 나온다.
국제사회의 눈은 이란의 요청으로 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의 긴급회의에 쏠리고 있다. 이슬람권 57개국이 속한 OIC는 이슬람권에서 가장 큰 국제기구다. 하니야 암살과 이스라엘의 범죄 등을 안건으로 올린 상황에서 이슬람권이 사태의 진정에 공감대를 형성할지, 아니면 이란의 보복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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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 '여행금지'…이란엔 특별여행주의보
한편 외교부는 6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와 레바논 남부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 이란에는 한시적으로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를 7일부터 각각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과 가자지구(4단계)를 제외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기존대로 3단계(출국권고)가 유지된다. 이란의 경우 기존에 발령된 일부 국경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3단계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며, 2단계(여행자제)인 나머지 지역이 이번에 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됐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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