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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티몬·위메프 각자도생 한다는데…구영배 '공공플랫폼' 현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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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합병, 채권자 주주로 세운 'K커머스' 계획 밝혀
류광진·류화현 대표, 매각·투자 유치 등 개별 자구책 모색


더팩트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메프 정산 지역 사태의 해결 방안으로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한 새로운 공공플랫폼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계획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구영배 큐텐 대표가 출석하고 있다. /우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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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티몬·위메프가 각자 투자 유치, 매각 등에 나서며 살길을 찾아 나선 가온데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이들과 반대되는 행보를 예고했다. 티몬, 위메프를 인수·합병하고 미정산 판매자(셀러)를 대주주로 하는 '공공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업계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구영배 대표는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 등과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구 대표는 각 사 대표와 그의 계획인 공공플랫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티몬·위메프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주요 임직원들에게 티몬과 위메프를 큐텐이 합병해 새로운 공공플랫폼을 만들어 미정산 판매자를 대주주로 두고 정상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칭 'K커머스' 개설 계획으로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 채권을 K커머스의 전환사채(CB)로 전환해 주주로 만드는 것이 골자다.

구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큐텐 지분 38%를 합병할 법인에 백지 신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계획에 대한 큐텐 이사회 승인을 받았으며 티몬, 위메프의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과정에서 채권자들과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계획에 참여할 피해 판매자를 모집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업계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구 대표 구상에 따라 K커머스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큐텐이 만든 플랫폼을 다시 이용할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추산하는 티몬, 위메프의 미정산 대금, 환불 지연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구영배 큐텐 대표가 만든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할 판매자, 소비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티몬과 위메프는 구 대표와 반대되는 독자적 입장을 발표했는데, 피해자들의 혼란만 더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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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위메프는 미정산 사태 해결을 위해 그룹 차원 논의에서 벗어나 기업 분리 매각, 투자 유치 등 각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심문 절차를 밟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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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위메프는 구영배 대표와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들은 각자 투자를 유치하거나 플랫폼 매각을 시도하면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그룹 차원이 아닌 독자적인 자구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모기업 큐텐의 재무 상태를 몰랐다며 선을 그었다. 류광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 출석해 구 대표의 공공플랫폼 계획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류광진 대표는 "구 대표가 티몬 등 인수를 지휘했고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 자금도 모두 큐텐그룹에서 관리해 모기업의 재무 상황을 몰랐다. 저는 법인 인감 도장도 본 적 없다"며 "그룹 차원 지원을 기다리기보다 그룹과 별개로 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투자사를 상대로 투자 유치와 매각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구 대표가 생각하는 그림은 큐텐 전체와 '위메프, 티몬 다같이' 인데, 그것만 넋 놓고 볼 수 없어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했고 그 과정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프 역시 개별 매각, 투자 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ARS 프로그램을 승인 받았다. 두 회사는 주요 채권자와 협의회를 구성한다. 협의회는 주어진 기간 안에 자율적인 협의를 거쳐 설득력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티몬과 위메프가 협의해야 하는 채권자가 10만 명 이상일 규모로 추산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는 "ARS 프로그램은 기업 인수자를 구하거나 추가 자금을 댈 투자자를 구하는 게 핵심이다. 구영배 대표의 공공플랫폼 계획은 기업을 살릴 방법 중 하나가 될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인 투자자 등 언급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수사 결과 구 대표의 사기 혐의가 인정됐을 때, 공공플랫폼 계획 등 사후에도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양형 사유로 얘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류광진 대표는 G마켓 창립멤버로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G마켓 사업총괄 상무를 맡았고 2021년 큐텐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류화현 대표는 지난 2004년부터 5년간 인터파크G마켓 팀장으로 근무한 뒤 2010년부터 위메프 사업에 참여했다. 2000년대 G마켓을 운영하던 시절부터 함께 사업에 참여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구 대표와 다른 각자 사업 방향을 제시한 가운데 엇갈린 티메프 사태 자구책 계획 향방이 주목된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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