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은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배상 청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불법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 개인별로 책임 비율을 계산해 배상을 청구해야 하는데, 이는 배상 청구를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원들이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명찰을 뗀 채 집단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데, 누가 얼마만큼 잘못했는지를 어떻게 계산할 수 있나. 결국 이 법이 시행되면 노조는 배상 책임 걱정 없이 불법 파업을 저지르는 특권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법"이라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다. 불법을 저질러도 보호하는 게 '권리 존중'이라는 뜻인가. 이는 법치국가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는 발언이다. 박 직무대행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노사 대화가 가능해지고 시장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주장까지 하는데 어이가 없다. 기업이 불법 파업에 굴복하는 게 정상적인 노사 대화이고 시장경제라는 뜻인가.
개정안은 사실상 원청 기업을 하청 근로자의 사용자로 인정하는 조항도 두고 있는데, 이 역시 독소 조항이다. 조선·자동차 산업은 하청이 수백~수천 개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하청 노조와 단체교섭을 해야 한다면 산업 현장에서는 쟁의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악법은 막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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