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9 (월)

“항문·발가락 없는 아이 낳는 것이 일상”…북한서 퍼지는 ‘유령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北 핵실험장 인근서 정체불명의 질병 확산 주장 잇따라

북한 핵실험장 인근에서 정체불명의 질병이 퍼지고 있다고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에서는 이 질병을 ‘유령병’ 이라고 한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정체불명의 질병으로 치료가 불가능해서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2015년 북한을 탈출한 이영란 씨는 방사능의 영향으로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북한 평양의 한 아동병원의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씨는 “2015년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살았다”며 “내 아들이 유령병에 걸린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주에서는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아이를 낳는 것이 일상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에선 유엔이 제공하는 의약품이 정부 고위 관리들에 의해 사재기 되고 있으며, 무료 의료 제공에 대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약국의 선반은 텅 비어 있다”고 말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병’에 대한 보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군 출신 탈북민들도 핵실험 이후 병들거나 죽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길주군 탈북민들의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에는 김순복, 남경훈 등 길주군 출신 탈북민이 증언자로 나섰다.

세계일보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4번갱도 폭파 순간 갱도 주변 흙과 돌무더기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경훈씨는 “동네에 환자가 늘어나고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고 했을 때 주민들은 귀신병에 걸렸다고 말을 많이 했다”면서 “당국에선 방사능 피폭 가능성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고난의 행군’ 때문에 영향 상태가 좋지 않아서 영향을 미쳤다는 식으로 구실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수복씨도 “군인들이 오기 전에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점차 결핵, 피부염 환자가 많아졌다”면서 “사람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면서 무당을 찾아가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올 2월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원인모를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의뢰해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80명을 검진한 결과를 공개했다.

검진 결과 북한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일부에서 염색체가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는 지난해 5월 15일부터 11월 6일까지 이뤄졌다. 인체에 축적된 방사능을 측정하는 전신계수기와 소변시료분석, 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등의 피폭 검사를 진행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