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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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은행 가계대출과 예·적금 잔액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는 데도 이례적 현상이다. 가계대출과 예·적금 금리가 각각 더 오르거나 떨어지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15조7383억원으로 전월(708조5723억원)보다 7조1660억원 불어났다. 가계대출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전월(552조1526억원)보다 7조5975억원 증가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가계대출 증가량이 주담대에서 발생했다.
은행들은 금융 당국 압박에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지난 2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03~6.52%로 한 달 전 3.67~6.62%에 비해 하단이 0.36%포인트 올랐으며 3%대 주담대는 없어졌다. 실제 국민은행은 지난달에만 주담대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최대 0.5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네 차례 걸쳐 최대 0.70%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도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인상했다.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현수막.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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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음에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정기 예·적금을 찾는 것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채권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정기예금의 준거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3.706%에 달했으나 지난 1일 3.262%까지 하락했다. 예금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단리·12개월 만기)는 최고 연 3.35~3.45%로 지난 6월 연 3.42~3.54%에서 상단 0.09%포인트, 하단 0.07%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예금금리가 내리는 가운데 여·수신 잔액이 늘며 은행권 예대금리차 확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총 이자이익은 25조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24조536억원) 대비 4.4% 늘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이 대출 금리를 인상하지만, 오는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도입하면 대출이 깐깐해지니 그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출 금리를 올리지만,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이자 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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