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성폭력’ 주장에 “대국민 사기극”…법원 “변호인은 그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축구선수 기성용씨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들이 기씨를 대리한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이건희 판사는 폭로자 ㄱ씨와 ㄴ씨가 기씨 쪽 법률대리인 ㄷ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 2021년 자신이 초등학교 축구 선수 출신이라고 밝힌 ㄱ씨와 ㄴ씨는 2000년 1∼6월 전남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중 선배 선수 2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선배 중 한명으로 기씨가 특정되자, 기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결코 그런 일이 없었다. 축구 인생을 걸고 말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기씨 쪽 법률대리인 ㄷ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ㄱ씨와 ㄴ씨를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로 지칭하며,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ㄱ씨와 ㄴ씨는 ㄷ변호사가 자신들을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 등으로 표현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2021년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기씨의 입장은 ‘성폭력을 가한 적이 없고, ㄱ씨와 ㄴ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원고들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라는 표현은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성폭력 가해자로 지칭된 의뢰인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변호하는 입장에서, 의뢰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FC서울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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