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금 정산 총괄한 이시준 전무 조사…자금흐름 등 파악
압수물 포렌식 뒤 구영배 대표 등 피의자 조사 본격화 전망
자택 도착한 구영배 대표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도흔 기자 =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2일 큐텐그룹의 재무라인 핵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키맨'으로 알려진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전무)을 이날 소환조사했다.
구영배 큐텐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 본부장은 사실상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를 총괄하며 판매대금 정산과 자금 관리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은 2022∼2023년 티몬과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한 뒤 재무 파트를 흡수하고, 영업·마케팅 기능만 남겼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감사도 맡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한다.
특히 지난 4월 큐텐이 북미·유럽 기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시' 인수자금을 지급하려고 티몬에서 200억원을 빌릴 당시에도 이 본부장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재 라인에 있던 류광진 티몬 대표는 돈이 나가고 나흘 뒤에야 이를 승인했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자신은 그룹의 재무적 흐름을 알지 못한다며 "재무본부장이 전체적으로 총괄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류 대표 역시 미정산 상황 등을 공유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류 대표는 이날 서울회생법원 심문에 출석하면서 "티몬 법인 인감을 큐텐테크놀로지 재무에서 갖고 있었고 재무를 그룹에서 관리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무를 총괄한 이 본부장은 미정산 판매대금 1조원의 쓰임과 자금흐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지목돼왔다.
검찰은 큐텐이 올해 위시 인수에 필요한 400억원 전액을 티몬과 위메프에서 충당했고, 판매대금 정산이 어려운 상황임을 알면서도 '돌려막기' 방식으로 입점업체와 계약해 상품을 판매해왔다고 의심하는 만큼 실무 책임자인 이 본부장에게 인수 당시 자금 동원 상황과 전체적인 회사 내부 자금 흐름 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구영배 대표 자택 압수수색 마친 검찰 |
검찰은 이날 큐텐테크놀로지, 티몬, 위메프 사무실을 이틀째 압수수색하며 재무·회계 자료를 추가로 확보 중이다.
검찰은 전날 오전 이들 회사를 포함해 10곳을 상대로 첫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확보할 자료가 많아 이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틀간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큐텐그룹과 계열사의 재무 상황 변동, 1조원대에 이르는 미정산 판매대금의 행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대검찰청에서 회계 분석 요원을 파견받았고,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공조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포렌식 작업을 진행한 뒤 구 대표 등 경영진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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