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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이진숙, 임명 3일만 '초고속' 탄핵…직무 즉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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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MBC와 KBS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강행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 위원장의 직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중단된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야권 단독 표결로 통과시켰다. 투표 결과 재석 188인 중 찬성 186인, 반대 1인, 무효 1인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이 시작된 후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에 전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 탄핵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탄핵소추안 대표발의자인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 의원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임명 당일 회의를 소집하고 자신을 포함한 상임위원 2명만으로 공영방송 임원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서 2명만으로 의결을 강행하며 방통위 설치법을 위반했다"며 "방통위를 정부 거수기로 전락하게 한 이진숙 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탄핵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과방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이 시작된 지 70여 년간 탄핵이 발의된 경우는 모두 21건인데, 그런데 벌써 (탄핵이) 몇 번째냐. 22대 국회 들어와 두 달 동안 8건이"라며 "헌법에서 정부위원과 국무위원 탄핵은 매우 예외적으로 중대한 법률이 있을때만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지 하루밖에 안 된 위원장을 탄핵하겠다고 한다. 명백한 무고 탄핵이고 원인 무효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탄핵소추안의 본회의 통과로 이 위원장의 직무는 즉각 중단된다. 이 위원장의 거취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할 경우 이 위원장은 직에서 파면되고, 기각 결정이 나올 경우엔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앞서 전임인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은 탄핵안 의결 전 사퇴했으나, 이 위원장은 사퇴 없이 향후에도 직무정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난해 2월 야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추진했으나 헌재에서 최종 기각됐다. 이 위원장이 전임 위원장들과 다르게 직무정지 상태를 유지하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이 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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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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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25만원 법'도 야당 단독 처리…'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 시작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도 이날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총선공약으로 낸 뒤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 국민에게 지역화폐를 25만 원에서 35만 원 범위에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소 13조 원의 대규모 추가경정(추경) 예산이 필요한 데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있어 정부·여당은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시작된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24시간 41분 만에 강제 종결했다. 이후 민생회복지원금법을 상정 재석 187명 중 186명 찬성, 반대 1표로 가결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앞서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 시작 직후 퇴장, 민생회복지원금법 표결에 불참했다.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은 본회의 문턱은 넘었으나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국회로 다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만나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은 "3권 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헌법상 예산편성권은 정부에 있다"면서 "법률을 통해 행정부에 예산을 강제하는 건 위헌"이라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으로 알려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법안이 상정되자마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첫번째 주자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나섰다. 오는 3일 자정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며 자동 산회되므로 필리버스터는 자동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주 본회의를 열어 노란봉투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한 후 재의결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 최종 폐기된 바 있다.

노란봉투법 역시 과반 의석인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이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힐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방송 4법 처리과정과 마찬가지로 '야당의 단독 법안 상정→여당의 반대 필리버스터→야당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재의결→폐기'의 과정이 공회전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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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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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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