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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러·서방, 16 대 8 수감자 교환 '빅딜'…WSJ기자 등 석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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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독일인 9명, 러시아 정치범 7명 석방

서방 5개국에 러시아 수감자 8명 풀려나

바이든 "동맹 중요한 이유 보여준 사례"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러시아와의 수감자 교환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미국인 수감자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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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세력이 1일(현지시각) 대규모 수감자 교환을 단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포함한 미국·독일 국적자와 러시아 정치범들이 석방됐다. 그 대가로 반러 인사 살해범 등이 러시아로 돌아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는 모두 16명의 수감자를 석방했고, 서방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인 8명도 집으로 돌려보내진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석방한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 3명, 미국 영주권자 1명, 독일 시민권자 5명과 러시아 정치범 7명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독일,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폴란드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 수감자 8명이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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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백악관이 1일(현지시각) 공개한 사진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인 에반 게르시코비치(왼쪽) 등이 러시아와 서방의 수감자 교환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타고있는 모습.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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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혐의 체포' WSJ 기자 등 석방…"부당한 수감"


풀려난 미국인은 WSJ 러시아 특파원으로 활동하던 에반 게르시코비치, 전직 미 해병 폴 웰런, 러시아계 미국인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와 미 영주권자 블라디미르 카라 무르자 등이다.

이들은 이날 새벽 러시아를 떠나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에 도착했으며, 현재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방 이후 수감자들과 직접 통화했으며, 가족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통화하도록했다. 아울러 기자회견장에도 수감자 가족들과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사람 모두 러시아에서 부당하게 수감돼 있었다"며 "러시아 당국은 정당한 이유없이 이들을 체포했고, 공개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린 뒤 장기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전혀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비난했다.

게르시코비치는 WSJ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3월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중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또한 미국,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복수국적자인 웰런은 결혼식 참석을 위해, 쿠르마셰바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간첩 혐의로 구금됐다. 무르자는 푸틴 정권을 비판해오다가 반역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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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월2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동상에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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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치범 7명도 풀려나…나발니도 당초 대상


함께 풀려난 러시아 정치범 7명도 푸틴 정권을 비판해온 인사들이다.

202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의 전 대표인 올레그 올로프와 야당 정치인 일리야 야신 등이다.

지난 2월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동료 4명도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이들은 원한다면 해외에서 안전하게 살고,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활동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등은 당초 나발니 역시 수감자 교환 대상에 포함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무산됐다고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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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 살인죄가 적용된 바딤 크라시코프의 심리가 열리기 전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 법정에서 2020년 10월7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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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반러 인사 살해한 FSB 암살자 석방


반면 러시아로 돌아가는 해외 수감자 중에는 연방보안국(FSB) 소속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가 포함됐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독일 수도 베를린 한 공원에서 러시아 반체제 인사를 권총으로 살해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애국자가 유럽 수도 중 한 곳에서 노상강도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독일에서)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며 크라시코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크라시코프는 나발니, 게르시코비치와 교환 대상으로 자주 언급됐다. 다만 살인범을 석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한 협상과정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협상 동안 우리는 크라시코프가 핵심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미 CNN은 "독일이 크라시코프와 교환하는 인원은 5명의 독일 국적자와, 7명의 러시아 야당인사"라며 "이는 크라시코프 범죄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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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현지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러시아와의 수감자 교환 합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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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간 독일 설득…지난달 러시아와 합의


미국은 장기간에 걸친 외교적 노력과 협상을 통해 이번 수감자 교환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설리번 보좌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해부터 독일과 접촉하며 관련 문제를 논의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올해 2월 직접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서신을 보내 다시한번 동참을 요구했고, 독일은 지난 6월 초 협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가 지난달 중순 미국 등이 제시한 안에 동의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CNN은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관련 사실을 발표하던 중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을 치켜세우면서도 "이번 일은 국가 안보 전반에 걸친 팀원들의 기념비적인 노력과 기술의 정점"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다수의 러시아 관료들과 접촉했다고 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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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버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주도인 해리스버그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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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동맹없었으면 불가능"…트럼프 저격


이번 대규모 협상에는 중재 역할을 맡은 튀르키예를 포함해 최소 7개국이 관여했다.

특히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폴란드는 자국 시민이 억류된 것이 아님에도 러시아 국적 수감자들을 풀어주는데 동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우리 동맹국인 독일,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튀르키예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모두 나서 우리와 함께했으며 용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동맹이 중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렇다. 그들은 중요하다"며 "오늘은 이 세상에서 지금과 같이 중대한 결과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신뢰하고 협력하며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강력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을 손익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방위 분담금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들을 비판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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