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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이동관·김홍일은 탄핵 표결 전 사퇴…이진숙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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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1일 탄핵소추안 보고, 2일 오후 표결 유력
이 위원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 길 따를 것이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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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전날 이 위원장 취임 하루 만에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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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철영 기자·국회=신진환 기자] 야권의 탄핵 공세에 자진 사퇴했던 일이 되풀이될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전임 이동관·김홍일 방통위원장과 같은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1일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보고했던 야권이 이르면 2일 오후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이 위원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1일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등 6개 야당은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날이기도 하다. 탄핵소추 사유는 위법한 2인 의결로 인한 방통위설치법 위반 등이다.

야6당은 구체적 탄핵 사유로 이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회의를 소집해 자기를 포함한 방통위 상임위원 2명만 참석한 가운데 공영방송 임원 후보자 선정과 임명 안건을 의결한 것을 두고 방통위법을 위배했다는 점을 든다. 현행 방통위법은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하고 상임위원 2인 이상의 요구로 위원장이 회의를 소집하며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피 신청을 회피한 점, 방문진의 이사를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회의를 소집해 방문진 임원 후보자 선정과 임명에 관한 안건을 의결, 방통위법을 어겼다는 점도 탄핵 사유로 내세웠다.

야6당은 "이 위원장은 지난주 3일간 인사청문회로 도덕성과 자질에 큰 문제가 드러났지만 윤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적격자의 임명을 강행했고, 위원장은 임명장 잉크도 마르기 전에 용산 지시를 속전속결로 처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용산의 거수기가 돼 임명 첫날부터 방통위를 위법하게 운영한 이 위원장을 국회가 반드시 탄핵해 직권남용을 통제하고 헌법수호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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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탄핵 공세를 받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전임 이동관·김홍일 방통위원장과 같은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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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야권의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습관성 탄핵중독증"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년 새 방통위원장을 3명이나 탄핵을 한다는 것은, 심지어 신임 위원장 출근 첫날부터 탄핵하겠다는 것은 국정에 대한 폭력이자 테러"라며 "민주당은 일단 막무가내로 탄핵안을 발의하고 보자는 식으로 마구잡이식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대표도 "사람이 단 하루 만에 탄핵당할 만한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게 가능한가"라며 "민주당이 하는 이 탄핵의 행태들은 무고탄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탄핵이라는 헌법상의 중대한 제도를 정치의 잔기술로 희화화시켰다"며 "이런 행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심판하실 거로 생각한다. 적극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임명 이틀 만에 발의됐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 위원장의 전임이었던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은 탄핵안이 처리되기 전 자진 사퇴하면서 야권의 탄핵소추를 무력화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 위원장도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탄핵소추안 표결 전 사퇴할지 여부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전망이 우세하다. 이 위원장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인 제공자가 적반하장으로 탄핵을 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사실상 기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 위원장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이나 각하 처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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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후보자가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를 위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던 당시.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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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 탄핵소추와 관련해 한 변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처럼 사퇴하면 안 된다"면서 "위법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헌재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전임 위원장들 탄핵소추와 이 위원장은 성격이 다르다. 업무를 시작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탄핵하나. 명분이 없고 헌재에 가도 기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인규 변호사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위원장의 탄핵 사유는 분명하다면서도 헌재에서의 기각이나 각하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예상하는 것 자체가 좀 무의미하다. 그런데 헌재 재판관들이 결국에는 정치적 사법 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여론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이 지경을 만들어버렸기 때문에, 저는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본다. 이 위원장의 행위는 사실상 화룡점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위원장 탄핵을 위해선 탄핵소추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신 변호사는 "탄핵소추위원장이 이제 검사 역할을 한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얼마만큼 실력을 발휘할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헌재에서 6명 이상이 나와야 탄핵이 된다. 저는 만약에 기각이 나더라도 5명 정도는 파면해야 된다고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6개월이 걸리는데 6개월 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만약에 20%대로 떨어지면 무조건 탄핵할 것"이라며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당연히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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