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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금리 올리기 전에 막차타자"..5대은행 주담대 7.6조 '역대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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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폭/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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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규모가 7조6000억원에 달해 가계대출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증가폭이 역대급으로 컸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가운데 규제 강화와 연이은 대출금리 인상에 '막차 수요'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5975억원 늘었다. 2020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전 은행권 대상 주담대 잔액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많았던 2015년 4월 8조2221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신용대출은 전월보다 줄면서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조1660억원 증가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2021년에는 신용대출 증가가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최근 주담대 위주의 가계대출 증가 양상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누적 증가 규모는 23조328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4%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로 세운 명목 GDP 성장률(약 4.7%)을 바짝 뒤쫓고 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이미 5.6%(29조8579억원) 늘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폭이 커졌다.

가계대출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6월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122.9)가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은행권 평균 주담대 금리는 3.71%로 2021년 1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금리가 낮았던 2021년 상황과 닮았다. 신생아 특례대출로 정책모기지도 큰 영향을 줬다.

특히 '막차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앞두고 있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강하게 옥죄면서 은행들이 연이어 금리를 올리자 미리 대출을 받아둬야 한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이 모두 금리를 올렸고,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3번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다주택가구의 주택구입용 주담대까지 금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 규제와 금리 인상이 더 일어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풍선효과도 있다"며 "주택구입목적이 아닌 일반자금 대출도 상당한데, DSR 규제 강화 전에 낮은 금리에서 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속도가 제어가 안 되면서 은행권은 금리를 지속해서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P) 인상할 계획이다. 20일여만에 주담대 금리를 최대 0.6%P 올린 셈이다. 우리은행도 오는 2일부터 주담대를 최대 0.3%P 인상한다.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상 효과가 반감되자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전일 혼합형(5년 고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의 금리는 3.276%로 전월 말과 비교해 0.174%P 하락했다.

다만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곳도 나타났다. 금리 인상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현장점검과 실무자급 회의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면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2분기와 3분기 초반까지가 올해 부동산 시장 피크로 보인다"며 "빠르면 3분기 늦으면 4분기에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조금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최근 전고점 가격에 도달한 지역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최일선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소폭 꺾였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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