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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김문수에게 ‘노동’ 맡긴 윤 대통령의 수준 [8월1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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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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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8.1) 아침신문 1면에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되자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5곳) △하마스 최고지도자 피살(5곳) △김문수 노동장관 지명(3곳) △위메프 관련 속보(3곳) 등이 주요 기사로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김문수 노동장관 지명



② 시선, 클릭!



- 세수펑크 가시화
- 커피값 오른다
- 올해 서울 APT 63%, 3040이 샀다
- EU 재생에너지 비중, 화석연료 추월



③ Now and Then : Summer(히사이시 조, 1999)





① 차이의 발견



# 김문수 노동장관 지명



- 어제(31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인사가 국민들을 놀라게 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김문수 노동장관’은 한계를 뛰어넘는 듯합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김문수 누구인가?



1) 노동운동의 전설



- 김문수는 설명이 필요없는 인사입니다. 노동운동을 하다, 1994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한 이후, 국회의원·경기지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1학년 때 ‘후진국 사회연구회’ 동아리에 들어가 학생운동을 시작하고, 2학년 때는 선배 김근태를 따라 노동운동으로 이어집니다. 이후 공장에 위장취업해 노동조합을 만듭니다. 서울대에서 제적당한 뒤, 위장취업한 한일도루코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내기도 합니다. 1980년대 대학생들의 ‘위장취업 노동운동’의 시초가 김문수였던 셈입니다. 당시 운동권에서는 김문수의 연설 필사본을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심상정은 김문수를 이렇게 말합니다. “동지로 지내던 시절의 김문수는 전설이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도 생전에 김문수를 “내 아들”이라 할 정도였습니다.



- 1986년 5·3 운동으로 체포되자, 그 뒤를 심상정이 이었습니다. 김문수는 고문을 받으면서도 심상정의 위치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 6월 항쟁 이후에는 이재오 장기표 이우재 등과 함께 1990년 민중당을 창당해 구로갑 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1992년 총선에도 나섭니다.





2) 민주자유당 전향



- 총선 이후 1년간 택시운전을 하며 조용히 삽니다.



- 그러던 중, 1994년 김영삼의 민주자유당에 전격 입당합니다. 노동계로부터 “변절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이후 1996년 경기도 부천 소사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어, 보수 정치인의 여정을 걸어갑니다.



- ‘운동권 출신 보수정치인’의 경우, 보수정당에 들어와서도 어느 정도 개혁 색채를 띕니다. 이는 본인 스스로에게는 보수정당 입당에 대한 합리화가 될 수도 있고, 또 정치적으로도 보수정당 내부에서의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김문수는 처음부터 ‘보수 우파’ 이미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 국회의원으로 김문수는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전위에 서서 민주당 정치인을 향해 맹공과 독설을 퍼붓습니다.



- 하지만 당시 함께 입당한 이재오와 김문수는 여전히 보수정당 한나라당 안에서 마이너리티였고, 중심부가 될 순 없었습니다.





3) 경기도 지사



- 이후 2006~2014년 경기도 지사로 활동할 때는, 오히려 중앙정치 무대에서 조금 멀어져, 보수강경 이미지가 다소 누그러지고, 행정가로서 부각됩니다.



- GTX 기획, 수도권 통합 요금제, 경기순환버스 등이 그의 공이기도 합니다.



- 대체로 경기지사 시절 김문수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 이때부터는 차기 대선 주자로 늘 거론됐고, 실제로 2012년 대선 경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4) 외곽 극우



- 2014년 경기도 지사에서 물러난 이후, 지금까지 10년 간 김문수는 떠도는 ‘정치 부랑’의 길을 걷게 됩니다.



- 2016년 험지출마론을 거부하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합니다. 그리고 김부겸에 패합니다.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입니다.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가 많았고, 정계은퇴로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 그러나 김문수는 계속 정치권에 남았습니다.



- 그리고 개인방송을 시작하는데, 노무현·문재인을 공격하고, 특히 이념 문제로 맹공을 퍼붓습니다.



- 2016년 탄핵 열풍 당시에는, ‘친박’ 행보를 보이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듭니다.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보수 유튜브 등에 출연해 “문재인은 정신병자” 등 극우 막말을 일삼습니다.



- 그러다 갑자기 2018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합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을 앞두고 있어 자유한국당에서는 누구 하나 나서지 않을 때였습니다. 이때 김문수 후보가 후보로 나서 본선에서 큰 표차로 떨어집니다.



- 2020년에는 전광훈 목사와 손잡고, 태극기 집회에 나서고, 극우정당을 창당하기도 하는 등 좌충우돌의 시기를 거칩니다.





5) 윤석열 정부 이후



-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 지지에 나섭니다.



- 2022년 9월 대통령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임명됩니다.



- 그리고 이번에 노동장관으로 지명된 것입니다.





6) 김문수의 정체는 뭔가?



- 노동운동 시절의 김문수를 본 적이 없지만, 정치인 김문수는 여러번 만났습니다. 아주 좋게보면, 서민적이고 소탈한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분위기에 맞지 않는 말을 계속 하거나, ‘애국’, ‘태극기’ 등 상대방의 공감 여부를 생각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강하게 설파하는 등 뭔가 나이든 할아버지와 얘기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 어떻게 이런 분이 과거에 ‘노동운동의 전설’일 수 있었을까,라는 점이 도무지 상상이 안 됐습니다. 같이 입당한 이재오 현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과도 많이 차이가 납니다.



- 70~80년대의 김문수와 지금의 김문수는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 더욱이 2014년 경기지사 이후로는 점점 초라하고 궁색한 모습입니다.



-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고, ‘태극기 집회’에 나가 전광훈 목사와 손잡는 등의 최근 몇년 사이 행보는 ‘생계형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듭니다.



- 김문수는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가진 재산이 많지 않습니다. 또 금전과 관련된 부정부패에 휘말렸던 적도 없습니다. 이 점은 종종 그의 장점이자, 차별성으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 그러나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꾸는 것이 그의 특장점입니다.



-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는 “박근혜는 불통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하며 거세게 비판하다가, 대선 이후에는 철저하게 ‘친박’ 행보와 발언을 보이고, 탄핵 당시에는 김무성 의원을 향해 “천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극에서 극으로 치닫습니다.



- 2016년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을 때는, 전두환이 참가하는 대구공고 동창체육대회에 나가 한참을 기다리다 전두환이 오자 불쑥 다가가 환한 얼굴로 악수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당시 전두환도 당황한 표정을 보입니다.



- 그리고 가끔 엉뚱한 발언을 하는데, 깜짝깜짝 놀랄만한 극언을 서슴치 않습니다. 막상 사석에서 개인적으로 만나면, 동네 이웃집 아저씨처럼 수수하고, 가끔 엉뚱한 말로 분위기 썰렁하게 만드는 정도인데, 무대에만 오르면 사람이 표변하는 스타일입니다.





2. 윤석열 대통령은 왜 김문수 노동장관을 하려 하나?



- 경사노위는 대통령 자문기구로, 윤 대통령이 김문수 위원장으로부터 노동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김문수에게 노동 조언을 듣는 대통령’. 이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의 현주소입니다.



- 김문수는 2022년 국회 경사노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같은 해,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파업을 향해 “노동자들이 손배소를 가장 두려워한다. 민사소송을 오래 끌수록 굉장히 신경 쓰이고 가정이 파탄나게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 2023년 3월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해 “노조가 없습니다. 평균 임금은 4천만원이 안 됩니다”라며 이를 칭송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립니다.



- 이런 점들이 모두 윤 대통령 마음에 쏙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인사 브리핑에서 김문수 후보자 지명에 대해 “다양한 구성원들 간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의 노동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노동개혁’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노동부 장관 후보로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교수 등도 물망에 올랐지만, 노동개혁 추진력 등을 고려해 결국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것입니다.



- 관료 출신과 달리 좌고우면하지 않는 김 후보자의 추진력에 큰 점수를 줬다는 얘기인데, ‘좌고우면 하지 않는 게’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 전임 이정식 장관은 정책 추진의 완급 조절을 신경썼는데, 김문수 후보자는 자신을 임명한 이유를 잘 알고 ‘밀어붙이기식’ 노동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렇게 밀어붙여질 지가 의문입니다.



- 무엇을 상상하든 늘 그것을 뛰어넘는 게 윤 대통령의 인사입니다.





3. 사설



- 한겨레 경향 한국 중앙 등 4곳이 관련 사설을 썼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우려하는 톤입니다.



한겨레 = 최악의 인사참사, ‘반노동’ 김문수가 노동장관이라니
경향 = 노동계 적대·불통한 김문수, 노동개혁 이끌 자격 없다
중앙 = 윤석열의 김문수 vs 슈뢰더의 하르츠
한국 = 고용장관에 김문수…‘불통’ 재확인한 윤 대통령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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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임명했고, 상임위원에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또 임명했습니다. 이렇게 대통령이 임명한 두 사람이 방통위 회의를 열어 KBS·MBC 이사진 교체에 나섰습니다.





1. 기사 제목



한겨레 = 이진숙, 임명되자마자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강행
경향 = ‘이진숙 방통위’ 첫날 방문진 이사 선임 강행
한국 = 이진숙, 공영방송 이사 교체 강행...野 “오늘 탄핵안 발의”
중앙 = 이진숙 방통위원장 취임 첫날, KBS·방문진 이사 선임안 강행
동아 = 이진숙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野 “탄핵”
조선 = 이진숙, 출근 첫날 방문진 이사 선임 의결… 野 “탄핵”(8면)



- 제목을 ‘강행’이라고 한 곳과 ‘선임’이라고 한 곳으로 나뉘어집니다. 한겨레 경향 한국 중앙 등 4곳은 ‘강행’이라고 표현했고, 동아 조선은 ‘선임’이라고 했습니다. 또 조선은 ‘선임 의결’이라고 했습니다. ‘의결’이라고 하면 공식적인 절차를 거쳤음을 강조하게 됩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고, 야당 추천 몫 등 나머지 3명은 대통령이 임명을 않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론 ‘의결’이되, 이를 본질적으론 ‘의결’이라 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모든 신문이 이 기사를 1면에 배치했고, 조선일보는 8면에 배치했습니다.





2. 사설 제목



한겨레 = 취임 당일 공영방송 이사 물갈이, 윤 정권 이성 잃었나
경향 = 이진숙 임명, ‘방송 입틀막·정치 파국’이 윤 대통령 뜻인가
한국 = MBC 두고 이진숙 임명-탄핵, 이번엔 ‘3일 방통위원장’
동아 = 어제 하루 방통위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
조선 = “수사 검사 고발” “임명 당일 탄핵” 상식 넘은 민주당 폭주



- 한겨레 경향이 ‘임명 당일 공영방송 이사 물갈이’한 점을 비판했고, 조선일보는 다른 사안과 묶어 ‘임명 당일 탄핵’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국일보는 제목에 ‘임명과 탄핵’ 둘을 다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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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세수펑크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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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값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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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8월입니다. 여름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 음악은 히샤이시 조의 ‘Summer’입니다.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1999)의 OST이기도 합니다. 먼 곳에 돈 벌러 갔다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엄마의 주소를 들고, 그림 일기장과 방학숙제를 배낭에 넣고, 9살 마사오가 엄마 찾아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52살 철없는 전직 야쿠샤 기쿠지로(히타노 다케시)가 보호자 삼아 따라나가는 로드 무비입니다. 음악이 더 유명해 여름만 되면 이 곡이 여기저기서 들리곤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DH_nJM3djc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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