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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단독]“유명 정치인 변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사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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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에 9억 빌린후 일부 안갚아 기소

부장판사 출신으로 중견 로펌 대표변호사까지 지냈던 변호사가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변호사 A 씨는 세금 납부 등에 필요하다며 피해자 2명에게서 9억5000만 원을 빌리고 일부를 갚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해 12월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A 씨는 서울 지역 법원과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두루 거친 뒤 중견 로펌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2015년엔 로비 의혹 사건에 휘말린 유명 정치인을 변호하기도 했다. 당시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지자 이 정치인은 A 씨 선임을 취소했다.

A 씨는 2018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2명으로부터 각각 6억5000만 원과 3억 원을 받은 뒤 일부를 갚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아버지 명의로 100억 원 상당의 빌딩을 매입했는데 세금 낼 돈이 모자라다” “약사인 배우자 명의로 약국을 개업하려 하니 자금을 출연하라”며 돈을 빌렸다고 한다. “3개월 내에 갚겠다”는 등의 반환 약속도 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그는 부동산을 매입한 적이 없었고, 4억2000만 원의 대출 채무와 1억2000만 원에 달하는 세금을 체납하는 등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유명 정치인 B 씨의 변호를 맡아 승소를 이끌어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주식투자에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선고가 난 사건이 아니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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