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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폭락의 날이 인공지능(AI) 거품이 터지는 날이다. 문제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6월부터 월가 투자자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온 말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역대급으로 커졌다. 이날 주당 111달러에서 출발한 엔비디아 주가는 7.04% 급락한 103.73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이튿날인 31일에는 장 초반 9% 넘게 급반등하며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최근 10일간 변동성은 약 60으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두 배에 달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일 고점을 찍은 뒤 20일 만에 23%나 급락하며 역대 가장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기세가 꺾인 것은 월가를 중심으로 'AI 과잉 투자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1월 세상에 등장한 챗GPT가 1년 넘게 테크주를 끌어올리며 2조달러 이상의 자금이 쏠렸지만, 실제로 AI가 돈을 번 성공 모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피로감을 느낀 월가에서 소위 '투자 대비 성과(ROI)'가 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줄이면 AI 개발 경쟁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엔비디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분기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보였지만, AI와 관련이 큰 클라우드 부문에서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왔다. 이에 시간 외 거래에서 투자자가 MS 주식에 대해 팔자 주문을 쏟아내며 주가가 6%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테슬라와 메타를 비롯한 테크기업 대부분이 지난 10일 이후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형주로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테크주 약세를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대니얼 뉴먼 퓨처럼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빅테크들이 최근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당연히 매도의 여지가 있었다"며 "순환매와 경제 불확실성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빅테크 매도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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