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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억 원 적자' 프랑스 대통령실 예산… '7억 원 호화 만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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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감사원, 작년 예산 감사 보고서 발표
찰스 3세 영국 국왕 만찬, 블루랍스터 등 대접
"식사비 과도" 지적... 행사 횟수도 너무 많아
한국일보

찰스 3세(왼쪽) 영국 국왕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베르사유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 행사 도중 건배 후 술을 마시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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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이 지난해 약 830만 유로(약 124억 원)의 예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자주, 그리고 화려하게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리셉션(외빈 환영 행사)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최다 비용이 들었던 행사는 찰스 3세 영국 국왕 국빈 만찬으로, 47만4,000유로(약 7억 원)나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감사원은 2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엘리제궁 예산 연례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3년 엘리제궁이 사용한 전체 예산은 총 1억2,500만 유로(약 1,872억 원)였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국왕에 대한 대접이 지나치게 호화로웠던 점을 '적자 살림'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만찬 장소를 관저가 아니라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으로 잡았고, 이 때문에 케이터링(음식 공급)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영국 배우 휴 그랜트 등 16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한 행사에는 블루랍스터, 샴페인에 절인 가금류 등 최고급 음식과 고가 와인(2004년산 샤토 무통 로스차일드)이 동원됐다.

작년 7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만찬에도 41만2,000유로(약 6억1,450만 원)가 투입됐다. 200명 안팎의 인사가 참석한 이 행사 역시 관저를 벗어나 루브르박물관에서 진행됐다.

리셉션 자체가 워낙 많았던 점도 예산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최된 리셉션은 총 171회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146회)보다 25차례나 많았다. 손님 수, 손님당 지출액도 늘어났다. '외빈 접대 비용 과다 지출이 재정 상태를 악화시키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감사원 지적에 엘리제궁은 "프랑스는 많은 국가와 긴밀한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가원수를 접견할 때는 (상대방이 한 것과) 동등한 행사를 조직한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감사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출장 등을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바람에 지출된 돈도 많다고 지적했다. 작년 12건의 여행을 취소하며 불필요하게 쓰인 돈은 83만 유로(약 12억3,784만 원)였다. 마크롱 대통령이 개인 집사로 5명을 두고 있다는 점도 보고서에 기록됐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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