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타운홀 미팅을 마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현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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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인도 현지 업체 마루티와 일본 완성차 업체 스즈키의 합작법인인 '마루티스즈키'는 인도 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인도에서 진행된 자동차 업체 최초의 IPO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인도 시장에서 진행한 최초의 IPO였다.
IPO의 효과는 대단했다. 2003년 당시 IPO 총액 993억루피, 현재 원화 가치로 약 5조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모였다. 5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조달한 마루티스즈키는 인도 구르가온, 마네사르에 위치한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20여 년 뒤인 2024년, 현대자동차는 자사 최초의 해외 상장으로 인도 시장을 지목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정본부장 전무는 "현재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예비서류(DRHP)를 제출한 상태로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상장 일정은 위원회 검토 일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올해 안으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인도 IPO 효과를 전동화 전략 강화, 대규모 양산체계 구축, 현지 기업 이미지 강화 3가지로 꼽는다.
마루티스즈키가 상장할 당시 인도 시장은 승용차 붐이 일어날 시기였다면, 현대차가 IPO를 시도하는 2024년은 인도 시장 내 전기차 판매에 속도가 붙는 시기다. IPO를 통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원)의 현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이는 현대차로서는 각종 투자로 '제2의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승용차의 30%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내놓으며 강력한 전기차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통해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체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처럼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 공장 건설, 충전소 설치 등 생태계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IPO로 현지에서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효과는 현지 기업 이미지 구축이다. 한 전직 현대차 사장은 "현지 IPO가 진행되면 현대차는 진짜 국민기업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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