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7.11.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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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물가 관점에서는 금리 인하의 필요조건이 상당히 충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은 높은 수준의 환율과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를 우려해 금리인하 피봇(pivot·정책기조 전환)에는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한국은행은 30일 '2024년 제13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7월11일 개최)을 공개했다.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는 금통위원 6인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3.5%) 동결이 결정됐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언급한 금통위원은 2명으로 늘었다. 5월 금통위 땐 1명만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문구가 처음으로 명시됐다.
물가와 관련 다수 금통위원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농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물가는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물가 관점에서는 금리 인하의 필요조건이 상당히 충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미약한 내수 경기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인하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외환시장의 안정과 구조조정·부동산 가격의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 머무르는 것은 경계할 부분"이라며 "금리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 결정에 고려할 요인으로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을 꼽았다.
한 위원은 "디스인플레이션에 추가 진전이 있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여건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 확대, 큰 폭의 가계대출 증가세, 높아진 수도권 주택가격 등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도 "가계대출은 예상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였고 아파트 매매 가격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가 전반적인 주택시장 과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가격 상승은 가계부채 증가뿐 아니라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향후 물가와 주택가격 추이를 확인해 금리인하 시점을 결정하되 금리인하가 금융시장 불안정 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과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 위원은 "최근 서울 중심의 수도권 아파트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주택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고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가격만 오르는 경우에도 거시 경제와 금융안정 측면에서 우려가 없는지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담당 부서는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가격 상승이 주택 매수심리 강화로 이어질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가 국내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가계부채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최근 시장금리 하락과 관련해 한 위원은 "시장의 기대와 정책기조가 상이할 경우 이를 조정하는 것도 금통위의 임무로 볼 수 있다"며 "장기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6월 이후 짧은 기간동안 상당 폭 하락한 것이 과도한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담당 부서는 "현재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 2% 중후반이던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다소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금통위의 향후 통화정책 시그널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하거나 하락 폭이 조정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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