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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공격했더니 '반칙패', 허무하게 날아간 금메달…이긴 선수도 "유도 바뀌어야" 작심 발언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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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유도 여자 57㎏급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다소 찝찝한 지도 판정에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허무하게 놓쳤다.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반칙패를 당했다.

나란히 지도 2개씩 받은 상황에서 허미미에게 '위장 공격'으로 세 번째 지도가 내려지면서 경기가 끝나게 된 것이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다.

연장전 시작 2분 15초께 두 선수는 소매를 하나씩 맞붙잡고 치열한 기 싸움을 펼쳤다.

먼저 공격에 들어간 쪽은 허미미였다. 허미미는 오른쪽 어깨를 집어넣어 메치기를 시도했고 이것이 먹히지 않자 곧바로 일어나 반대쪽 메치기를 시도했다.

방어 자세를 취하던 데구치는 뒤쪽으로 이동해 허미미의 공격을 피했다.

그런데 심판은 이를 허미미의 '위장 공격'으로 판단했다. 위장 공격이란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그런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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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그 상황을 면피하고자 '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을 때 위장 공격 지도를 준다.

허미미는 경기 초반 안다리 후리기, 업어치기, 누르기 등을 시도한 반면 데구치는 수비에 급급했다. 그러나 심판은 허미미에게 위장 공격이라며 두 번째 지도 판정을 내기리도 했다.

다소 찝찝한 반칙승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된 데구치는 기자회견장에서 지도 판정에 대한 물음에 "어려운 질문"이라며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 (다만)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꿔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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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2021년 자신의 생일을 앞두고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던 허미미는 2022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 중이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처음 유도를 시작할 때부터 유망한 재능을 과시했던 허미미는 올림픽을 앞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9년 만의 우승해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허미미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 기대주로 평가받았던 만큼 결승까지 순항했다. 2번 시드 자격으로 나선 16강에서 넬슨 레비(10위•이스라엘)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나란히 지도 2개를 받은 상황에서 골든스코어에 접어들었고, 허미미가 과감한 업어치기를 시도해 상대에게 세 번째 지도를 안겨 이겼다.

8강에서는 천적 엥흐릴렌 라그바토구(몽골)까지 넘었다. 상대 랭킹은 13위로 허미미보다 한참 아래지만 유독 껄끄러움을 안겨왔다. 상대전적에서 3전 3패. 지난해와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승전에서 연거푸 패했고,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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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달랐다. 종료 1분 전 라그바토구에게 공격을 허용해 넘어졌으나 통증을 참아 내고 종료 15초를 남기고 기습적인 안다리로 절반승을 거뒀다.

준결승전에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실파를 뛰어넘었다. 골든스코어 끝에 절반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때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던 유도는 2012 런던 대회를 끝으로 금메달 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가 전부였고, 2020 도쿄에서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다. 여자 유도만 봤을 때는 1996 애틀랜타 대회 조민선 이후 28년간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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