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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선발 오세훈 넣고 김영권 뺄 듯… ‘심기일전’ 홍명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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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

조선일보

오만과 2026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을 앞둔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현지 시각)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에 앞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전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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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영웅에게 쏟아진 야유. 분명 낯선 광경이었다. 지난 5일 한국(FIFA 랭킹 23위)과 팔레스타인(96위)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첫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전광판에 홍명보(55) 감독 얼굴이 나올 때마다 ‘우~’ 하는 소리가 그라운드를 채웠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자 2012 런던 올림픽 사령탑으로 한국에 동메달을 안긴 전설. 그 위세를 등에 업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지휘봉을 잡았으나 1무 2패란 초라한 성적표로 조별 리그 탈락이란 좌절을 맛봤다. 다만 그런 기대 이하 성적에도 홍 감독에게 야유가 쏟아지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10일 오후 11시 오만(76위)과 B조 2차전을 앞둔 홍 감독은 오만 무스카트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처음이라 아무래도 당황스러웠다”면서 한숨을 내쉬고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비난이야 감독이 받으면 되지만, 우리 선수들에겐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지난 경기의 분위기와 흐름이 다음 경기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며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하길 바란다.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오만전은 홍명보호엔 벼랑 끝 승부나 다름없다. 한국과 이라크,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이 속한 B조는 1차전 결과 이라크가 오만을 1대0으로 물리치며 승점 3으로 선두에 올랐다. 1대1로 비긴 요르단과 쿠웨이트가 다득점에 앞서 2~3위, 0대0 무승부를 거둔 한국과 팔레스타인이 4~5위. 한국은 옐로카드를 받은 횟수가 적어 팔레스타인을 앞섰다. 6팀 중 조 1~2위가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홈에서 거둔 1차전 무승부는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여정이 가시밭길이 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한국 축구사에 ‘오만 쇼크’란 말은 2003년 10월 열린 중국 아시안컵 최종 예선 오만 원정 경기를 말한다. 당시 한국은 FIFA 102위 오만에 세 골이나 허용하며 1대3으로 패했다. 한국은 오만과 상대 전적에선 4승 1패로 앞서지만 오만 원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원정 경기에서 쇼크를 겪었다. 10일 2차전에서 또 한 번 ‘오만 쇼크’가 일어난다면 홍 감독은 조기 경질 여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은 현지 시각 지난 7일 정오 오만 무스카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선수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후 훈련을 소화했다. 팔레스타인전이 끝나고 응원석으로 다가가 야유를 자제해 달라는 제스처를 취해 비판을 받은 김민재는 주장 손흥민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 밝은 표정이었다. 홍 감독은 “김민재는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응원에 힘 받으며 뛰는 선수”라며 “(김민재에 대한 비난은) 어떻게 보면 나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한국 선수들은 팔레스타인전이 끝나고 “팬들의 아쉬움은 알지만 경기장에선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선수들 의견을 고려해 오만전부터는 야유를 자제하고, “홍명보 나가!” 같은 자극적 구호도 외치지 않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전은 유럽파가 늦게 합류하면서 발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장 그라운드 사정도 좋지 않아 세밀한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번 오만전은 전술을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좌우 측면 플레이에 의존해 비교적 단조로웠던 팔레스타인전 교훈을 발판 삼아 세부 전술 수정을 거쳐 짜임새 있게 공격을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팔레스타인전 후반 이강인과 좋은 호흡을 보였던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부진했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정승현이나 조유민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홍 감독은 U-23 대표팀을 이끌던 2012년 2월 오만 원정 경기에서 3대0으로 완승하면서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 좋은 기억이 있다. 오만이 그대로 ‘약속의 땅’으로 남을지, 아니면 악몽의 장소가 될지 하루 남았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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