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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김정은, 압록강홍수 5천명 구조 지휘…통일부 "애민·위기관리 부각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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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공군 헬기 20여대 동원해 4200명 구조

사회 안전성 등 주요 간부들 강력 비판

통일부 "이례적…간부들 질책하면서도 특정인 언급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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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집중호우로 압록강 인근 지역에 5천여 명의 주민들이 고립됨에 따라 공군 헬기 등 군부대를 동원해 직접 구조작업을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수해현장을 방문해 주민 구조작업을 직접 지휘함으로써 자신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주민 구조작업을 벌인 공군 등 군인들을 치하하면서도 사회 안전성과 국가비상대책위원회 간부들을 강하게 비판해 대조를 보였다.

북한의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7일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압록강의 수위가 위험계선을 훨씬 넘어섬으로써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여러 섬 지역들에서 5천여명의 주민들이 침수 위험구역에 고립되는 엄중한 위기가 조성"됐다며, 위기정황 발생 즉시 김 위원장의 지시로 "당과 정부, 군부의 지도간부들이 현지에 급파됐으며 조선인민군 공군 직승기들과 해군과 국경경비대 해상경비편대의 각종 구조정들이 주민구출전투"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28일 피해현장을 방문해 10여대의 헬기들이 20여 차례 왕복 비행하며 주민들을 구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구조작업을 지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구출된 인민들이 "뜻밖에 비바람 세찬 비행장에서 자기들을 기다려주시는 김정은 동지를 뵙고 끝없는 감격과 고마움의 눈물을 흘리며 격정의 환호"를 터쳐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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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비행장 한가운데 놓인 의자에 앉아 비를 맞기도 하고, 그가 탄 SUV의 네 바퀴가 물에 잠기기도 하는 등 주민 구조에 '헌신'적인 모습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4200여명의 주민들을 성과적으로 무사 구조한 비행사들의 수고를 격려"하면서도, "오늘의 엄중한 사태가 보여주는 심각한 교훈 또한 다시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큰물피해 방지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아 재난적인 상황을 초래하고야만 해당 국가기관과 지방의 일군들의 직무태만행위"를 질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은 "며칠 전인 지난 7월 22일에는 국가비상위기대책위원회도 소집됐는데 어떻게 되여 아직까지도 자연재해방지사업에 비상이 걸리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라면서 "주요 직제일군들의 건달사상과 요령주의가 정말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은 특히 "재해방지기관들에서는 재난 시 이용할 필수구조수단들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구비해놓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앉아있었으며 하여 부득불 군대를 구조사업에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며 "더 이상 봐줄 수 없는 것은 바로 인민의 생명안전을 담보하고 철저히 보장해야 할 사회 안전기관의 무책임성, 비전투적인 자세"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방문한 평안북도를 포함해 자강도, 양강도 등 압록강 인근 지역을 "특급재해비상지역"으로 선포하고 내각과 위원회, 성, 중앙기관, 안전 및 무력기관에 피해방지와 복구사업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은 이례적으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수해피해 현장의 주민 구조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 선전과 체계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사회 안전성 등에 대해 재해위험지역 주민 수조차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였고, 구조사업에 일시 혼란이 있었으며, 일꾼들의 직무 태만행위가 있었다고 질책했다"며 "다만 특정인을 언급하거나 검열 등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구병삼 대변인은 "황해도와 강원도 등 남쪽지역의 호우 피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특이한 상황"이라며 "관련해서 추후 동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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