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 골란고원 공습…이스라엘, 레바논 보복 공습
확전 시 동맹국들 참전 위험 배제 못해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골란고원의 마즈달 샴스 마을 축구장에서 시민들이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추모하는 촛불을 켜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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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골란고원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한 12명이 숨지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시설 곳곳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테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을 벌일 위험이 커지자 세계 정상들은 중재에 나섰다. 이미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300일 가까이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을 치르면 미국 등 동맹국들도 전쟁에 휘말릴 수 있고, 경제적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스라엘군은 28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차브리하, 보르즈 엘 크말리, 베카, 킬라, 랍 엘탈라틴, 키암, 타이르 하르파 등 여러 마을에서 무기 저장고 등 헤즈볼라의 목표물을 밤새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에 있는 마즈달 샴스의 축구장을 타격한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의 일환이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자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전면전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전면전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참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참석차 방일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정부와 대화하고 있으며 이번 충돌이 악화하거나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분쟁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에게 중동 지역의 새로운 갈등 고조를 피하기 위한 모든 대응을 할 것”을 약속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27일 마즈달 샴스 축구장에 로켓이 떨어지면서 공놀이를 하던 어린이와 청소년 최소 12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이 떨어진 골란고원은 1967년까지는 시리아 영토였으나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당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1981년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국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헤즈볼라는 마즈달 샴스를 공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무함마드 아피프 헤즈볼라 수석대변인은 AP통신에 “마즈달 샴스에 대한 공격을 수행했다는 걸 단호히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헤즈볼라가 공격을 부인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AP는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IDF)은 헤즈볼라의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CNN은 “헤즈볼라는 수천 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충돌이 매우 빠르게 위험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중동 지역에서의 분쟁이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도 전쟁에 연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먼 룰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이란 담당 국장은 지난 1월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대리 세력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갈등을 고조하기 위한 동기를 여럿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보복이나 다른 행위자들의 참여가 필요한 사건을 만들어내기에 우려해야 할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세계 주요 무역로인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수개월째 위협하고 있지만 미군이 예멘 본토를 타격하지 못하는 배경에도 확전 우려를 막으려는 계산이 담겨 있다. 아울러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이 발생할 경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동 분쟁에서 좀처럼 영향력을 펼치지 못한다는 공화당의 비판에 힘이 실려 올해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헤즈볼라 역시 다량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면전이 발발하면 전력이 크게 저하될 위험이 있기에 확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약해질수록 중동 내에서 이란의 영향력 역시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CNN에 “우리는 확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많은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명령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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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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