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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건강한 가족] 세 차례 재발한 난치성 직장탈출증? 미니로봇 수술로 말끔히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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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침습 수술의 진화



아티센셜 이용 복강경 복부접근술

환자 통증 적고 재발 위험도 낮아

수술 바로 다음 날 일상생활 가능

중앙일보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철승 진료부장이 난치성 직장탈출증 환자에게 아티센셜을 이용한 미니로봇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한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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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항상 발전을 거듭한다. 수술 분야에서는 최소한으로 절개하면서 정밀한 동작을 수행하고, 기존엔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위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최소한의 0.5~1.2㎝ 크기의 구멍만 뚫고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 이 수술기구에 로봇팔을 적용해 콘솔에서 조종하는 로봇 수술이 도입된 배경이다.

이렇게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최소침습 수술’은 이미 수술 분야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최소침습 수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리브스메드가 복강경 수술 기반에 로봇 관절을 적용해 개발한 수술기기 아티센셜을 통해서다. 이 수술법은 의료계에서 ‘미니로봇 수술’로 통한다. 그리고 최근 난치성 재발 직장탈출증 수술에 처음으로 적용돼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

골반에 쉽게 접근, 섬세한 수술 장점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철승 진료부장은 최근 직장탈출증이 재발해 찾아온 남성 환자 정모(30)씨에게 미니로봇 수술기기인 아티센셜(ArtiSential)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이번 수술은 세 번이나 재발한 난치성 직장탈출증 수술을 미니로봇 수술기기를 이용해 성공한 최초 사례다.

정씨는 2012년부터 직장탈출증 증상으로 회음부접근술 및 복강경 수술을 세차례 받은 바 있었다. 정씨는 수술 후 매번 재발했고, 직장완전탈출 증상과 변실금 증상을 보였다. 이철승 진료부장은 정씨의 직장탈출증에 아티센셜을 이용한 복강경 복부접근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더 이상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항문을 통해 직장 벽이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직장탈출증 수술은 접근 방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수술법으로 나뉜다. 복강을 통해 접근하는 ‘복부접근술’과 항문 주변을 통해 직장의 일부를 제거하는 ‘회음부접근술’이다. 이 중 회음부접근술은 재발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65세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복부접근술과 회음부접근술의 재발률은 각각 6.1%, 16.3%로 큰 차이를 보인다.

복부접근술은 수술기구를 골반에 접근시킨 뒤 직장을 당겨 인공막으로 막아주는 방식의 수술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재발 위험이 작다. 특히 아티센셜을 이용하면 좁고 깊은 골반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신경을 피해 인공근막을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진료부장은 “두 팔이 동시에 자유롭게 작동하는 아티센셜 미니로봇 수술기기를 직장탈출증 수술에 적용해 섬세하고 정교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며 “특히 골반 내 좁고 제한된 공간에서 시야를 확보해 보다 안정적이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술을 받은 정씨는 “이번 복강경 미니로봇 수술을 받고 난 후 이전에 받았던 세 차례 수술과 비교했을 때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훨씬 편안했다”며 “수술 후 바로 다음 날인데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로봇 이상 효과, 비용은 복강경 수준

아티센셜 미니로봇 수술이 각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로봇 수술 수준의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면서도 비용은 복강경 수술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기구는 일자형에 집게가 달린 구조다. 근데 아티센셜은 로봇 수술에나 적용되던 다관절 구조를 접목했다. 이중 관절이라 360도로 자유로운 동작이 가능하다.

게다가 기존 로봇 수술에서는 구현하지 못하는 ‘조직을 만지거나 집었을 때의 감각’이 수술자 손끝에 그대로 전달된다. 민감하고 복잡한 수술일수록 이 감각은 중요한 요소다. 그러면서도 로봇 수술처럼 수술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아티센셜이 복강경과 로봇 수술의 장점은 취하면서도 단점은 버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 진료부장은 아티센셜 수술이 ‘미니로봇 수술’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 “로봇 수술기의 핵심 개념은 조종부 움직임을 동작부가 그대로 구현한다는 것”이라며 “사람의 손동작과 엔드툴(수술기구의 끝부분)의 동작이 100% 같다는 것이 로봇 수술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개념에서 볼 때 아티센셜 역시 의사가 잡는 조종부와 엔드툴의 동작이 100% 같기 때문에 로봇이라고 부를 수 있다”며 “다만 로봇 수술기는 동작부와 조종부가 분리된 거대한 기계지만, 아티센셜은 동작부와 조종부가 합쳐져 있는 핸드헬드형 타입”이라고 덧붙였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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