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충돌 이후 첫 임무 수행…양국, 잠정 합의 이행한 듯
중국 해경함과 필리핀 선박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암초에 중국의 방해 없이 물자를 보급했다고 필리핀 외교부가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양국이 가장 격렬하게 충돌해온 사안인 '암초 물자 보급'이 무사히 이뤄지면서 남중국해에서 양국 간 긴장 수위가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날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있는 필리핀군에 식량 등 물자를 보급하고 병력을 교대하는 임무를 "뜻밖의 사건 없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필리핀 해안경비대 보트 한 척의 인도하에 필리핀 민간인 선박 한 척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보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근무 교대·물자 보급 임무"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필리핀 양국 해경이 조율을 위해 소통했으며, 중국 해경함이 처음으로 필리핀 선박을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지 않았다고 익명의 필리핀 고위 안보 관리가 AP에 전했다.
중국 해경은 또 예전처럼 필리핀 선박에 대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즉각 떠나라는 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지난달 17일 이곳에서 중국과 강도 높게 충돌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이곳에 물자를 보급했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필리핀의 물자 보급을 방해하지 않은 것은 최근 양국이 이와 관련해 잠정 합의를 이룬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2차대전 때 쓰인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이에 중국이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물대포 등을 동원해 방해하면서 양측은 이 암초 인근 해역에서 충돌을 거듭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이 암초에서 다수의 중국 해경 병력이 모터보트로 필리핀 해군 보트를 고속으로 들이받아 필리핀 해군 병사 1명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됐고 다른 병사 여럿이 다쳤다.
이후 양국은 긴장을 낮추기 위해 협상을 벌였고, 지난 21일 시에라 마드레함 상주 병력에 대한 물자 보급과 관련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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