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31일 임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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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10시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됐다. 장관급 인사청문회로선 이례적으로 사흘 간 열렸지만, 찝찝함만을 남겼다. 전체적으로 후보자가 제출한 증거는 부족했으며, 후보자에 대한 청문 자체보단 정쟁에 매몰됐다는 평가다.
특히 합의제 기구의 수령탑을 청문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여야 간 합의는 실종돼 아쉬웠다는 평가다. 방통위에선 여당의 독주가 이어졌다면, 청문회에선 야당 의원들의 단독 의결이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 유례없는 인사청문회 ‘3일’
청문회 마지막날인 26일도 여야는 시작부터 대치했다.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 일정을 연장한 것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날(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26일까지 하루 더 연장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 변경의 건’을 상정하고, 의결했다.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불충분해 검증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여당 위원들은 투표에 보이콧했다.
인사청문회가 사흘 간 실시된 것은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가 유일하다. 장관의 경우는 전무했다. 과거 한국당이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사흘 간 진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지만, 당시 여야는 이틀간 실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위원은 "유례없는 상황"이라며 "인사청문회가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는 게 아니라 체력검증 청문회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급기야는 방통위의 간부가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방통위가 '빵'통위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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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빵집 포인트'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25일 이 후보자는 대전에 위치한 성심당, 나폴레옹제과점 등 유명 빵집에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이어지자 "(해당 법인카드로) 빵을 구매한 사람이 포인트를 입력해 관련 기록이 남아 있다"며 해당 내역 캡처본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튿날 이 후보자는 돌연 "받은 사람한테 연락해보니 개인정보 차원에서 제출을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제 포인트라면 쉽게 제출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 후보자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자 여야 간 쟁정은 한층 심화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법인카드로 발생한 포인트가 왜 개인정보인가"라며 "(이 후보자가 전날 포인트 적립 내용이 표시된 영수증) 국민의힘 간사님께 캡처본을 준다고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여여 간 설전이 이어지면서 결국 이준석 의원(개혁신당)이 상황 정리에 나섰다. 이 의원은 "계속 빵집 포인트 문제가 나오며 국민들도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단순히 빵을 많이 사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 부분인 건지, 소위 말하는 깡을 빵으로 한 것인지에 대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정리를 부탁했다. 황 의원은 "본질은 사실 빵이 아니다"라며 "후보자가 본인 말을 증빙할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채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점이며 그 거짓말이 공직 후보자인 자신이 저지른 범죄 행위, 곧 업무상 배임을 가리기 위한 점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한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의원은 "법인 명의로 포인트를 쌓았다면 그건 개인정보가 아니고, 개인 명의의 법인카드를 활용했다면 업무상 배임 혐의가 될텐데 어떻게 봐도 자료제출 대상"이라며 "수행비서가 써도 위법 소지인데 회사와 관계없는 자에게 법인카드를 줬으면 더 심각한 불법이다. 수행비서일지라도 법인카드의 사익 활용을 묵과했다는 것이 후보자가 업무상 배임의 공범 혹은 주범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자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께서 청문회 도중 가장 억울했던 부분에 대해 말해달라’는 이상휘 위원의 질의에 "분명 말씀드리지만 1만원도 업무 외 사용한 바 없다"라며 "저를 수행하면서 동행했던 분들께 (법인카드로) 식사하라고 한 적은 있다. 이러한 소액결제는 본인이 할 수 있지 않겠냐 말할 수 있지만, 저는 업무를 볼 땐 업무카드를 쓰고 개인에 대해선 개인카드를 철저히 나눠 썼다"고 말했다.
◆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이후 거취, 확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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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관리 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의 임기가 내달 12일 종료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 후보자가 새 이사진을 구성한 뒤 앞선 위원장들처럼 야당이 위원장의 탄핵을 추진하기 전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언론사 추천 이사진 구조를 바꾸는 임무가 완수된 뒤 방통위원장직을 사퇴할 의사가 있으시냐’는 이준석 의원의 질의에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미리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애매한 답변을 남겼다.
이에 이 의원은 “후보자께 요청드리고 싶은 건 거취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지금까지 언론인 그리고 경영인으로서 쌓아오신 명예에 걸맞게 스스로 판단해 달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까지 후보자님 앞의 분들(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은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존해 스스로 거취 선택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후보자님은 끝까지 직무에 충실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후보자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 사상 초유의 '0인 체제', 방통위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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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무대행은 지난해 5월 대통령 몫 방통위 상임위원에 임명된 뒤 약 1년 3개월 만에 방통위를 떠나게 됐다. 이날 오전 이 직무대행은 자신의 탄핵소추안을 야당이 발의하자 자진 사퇴하는 길을 택했다.
민주당은 앞서 전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이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여당이 5인 완전체로 운영돼야 하는 방통위를 독임제로 운영했기에 국회의 권한에 따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는 설명이다.
방통위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위원장을 포함한 여권 추천 2인만으로 운영돼 왔다. 5인 완전체로 운영돼야 하지만, 야당 측 상임위원 2인의 임기가 지난해 차례대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 직무대행의 자진 사퇴와 관련, ‘식물 방통위’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일단, 이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가 진행될 경우 업무가 정지돼 후임자 임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직무대행이 자진사퇴하면서 방통위 운영은 사실상 마비됐다. 즉,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임명되기 전까진 ‘0인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 방통위, 심폐소생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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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도 이번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자가 이르면 오는 31일 임명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그 전까지 부위원장을 지명해 이 후보자 취임과 즉시 MBC이사진을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후에도 단독 의결과 탄핵 전 자진 사퇴가 반복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변수는 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이하 방통위법)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방통위법은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5인 완전체인 방통위에서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체제로 운영되는 것을 막고자, 민주당이 지난달 13일 당론 발의했다. 즉, 방통위 운영을 위해선 상임위원 4명이 요구된다.
이후는 이 후보자를 비롯한 여야 합의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3일 간의 인사청문회 소회에 대해 "오늘 청문회에 임하면서 위원님들의 질의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드리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저에게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우리 미디어 산업이 공적 가치와 사회적 신뢰 위에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여기 계신 위원님들의 말씀에도 귀 기울이고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며 "마지막으로 방통위가 상임위원 5인의 토론과 협의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방송통신 정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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