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테슬라 실적 실망에 빅테크 매도 이어져
2분기 성장률 2.8%…물가 상승세는 둔화
연착륙 전망에 9월 금리 인하 기대 탄탄
26일 발표 6월 PCE 물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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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2포인트(0.2%) 오른 3만9935.0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7.91포인트(0.51%) 하락한 5399.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0.69포인트(0.93%) 떨어진 1만7181.72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23일에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테슬라 실적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인공지능(AI) 랠리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알파벳은 2.99% 내렸다. 엔비디아는 1.72%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각각 2.45%, 1.7% 밀렸다. 반면 전날 12.33% 급락한 테슬라는 1.97% 상승했다. 포드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에 18.36% 폭락해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치폴레는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에도 1.85% 밀렸다.
기술주 흐름은 다음 주 공개될 MS와 애플 등 다른 매그니피센트7 기업 실적에 따라 한 번 더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0 파크 인베스트먼츠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월가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상승세를 견인하던 AI 주식이 이제 하락세를 이끄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세장에서 한 부문이 선두를 달리다가 멈추고, 조정받고, 다른 분야에 바통을 넘기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는 릴레이 경주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분석했다.
트러이스트의 케이스 러너는 "최근 요동치는 시장 움직임은 예상했던 바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 강세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게 기본 예측"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종 두 걸음 앞으로 나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발표된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1분기 성장률(1.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2.1%)를 훌쩍 넘어섰다.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계지출이 전기 대비 2.3% 늘어나 1분기(1.5%) 대비 성장률이 크게 회복됐다. 상품·서비스 지출 모두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1분기 3.7%에서 2분기 2.9%로 둔화됐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공개될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통해 보다 세부적인 인플레이션 추이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GDP 성장률이 2.8%를 기록해 예상을 넘어서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다소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노동시장 여건 완화, 물가 상승률 둔화 조짐은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1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23만7000건)와 직전 주 수정치(24만5000건) 모두 하회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7~13일 주간 185만1000건을 기록해 역시 시장 전망치(186만건)와 직전 주 수정치(186만건)를 전부 밑돌았다.
2분기 예상보다 견조한 GDP와 인플레이션 둔화는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을 높이며 오는 9월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100% 반영 중이다.
미 국채 금리는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4%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43%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에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9달러(0.89%) 오른 배럴당 78.28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66달러(0.81%) 상승한 82.37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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