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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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5일 구속 후 두번째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시세 조종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승인 여부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공모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구속 뒤 처음으로 소환돼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조사다. 지난 23일 새벽 구속된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요구서를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할 것이 많아 여러 상황을 봐가면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2400억원을 동원해 총 553차례에 걸쳐 에스엠 주식을 고가 매수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시세조종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전반적으로 공모돼 있는 증거는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청구서에는 지난해 2월28일 1300억원을 동원한 시세조종 혐의만 적시됐는데, 이에 대해 검찰은 “직접 증거가 명백해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는 부분으로 범죄사실을 (한정) 하는 것이 구속 영장 청구 취지에 맞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해서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했다. 구속영장청구서의 범죄사실에서 제외된 사흘은 카카오와 시세조종 공모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사(원아시아파트너스)의 자금이 투입된 날이어서, 검찰이 사모펀드사와 김 위원장의 공모관계 입증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검찰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증거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공모관계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며 “당연히 공모 과정에서 주고받는 부분이 있었을 텐데,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모의했는지까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인수 경쟁에서 고가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총수를 구속할 정도의 심각한 시장 교란행위에 해당하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장내매수행위가 시세고정·안정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것이 자본시장법 176조 3항과 관련 판례에 의해서 인정되는 법리”라며 “실제로 고가매수주문이나 물량소진 주문 같은 전형적인 시세조종 매매 양태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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