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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현장] 위메프 본사에 '성난 소비자' 수백명 몰려...대표 나서서 "환불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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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새벽까지 100여명 몰려
"수기로 입금해서라도 환불"
대표 직접 나서 사과 및 약속
한국일보

25일 오전 1시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 1층에 환불을 요구하러 모인 소비자들이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나타나자 몰려 들어 항의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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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모여야만 했나요?"

25일 새벽 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 정산·환불 지연 사태에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전날 오후부터 잇따라 항의 방문에 나서며 이곳은 북새통을 이뤘다. 아우성이 커지자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이들 앞에 나타나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류 대표는 "여행 상품의 경우엔 신용카드 취소되는 형태로 환불하고 안 된다면 수기로라도 입금하겠다"며 "예약자명과 환불자명이 같은지 확인해서 오전 중으로 환불드리겠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태다.

이날 새벽 위메프 측은 본사 재무팀이 직접 나서 환불 요청을 접수했다. 결제자 정보와 예약번호, 상품명, 예금주와 계좌번호를 수기로 받은 후, 접수한 서류 순서대로 소비자를 불러 처리를 진행했다. 오랜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은 "6시간째 기다렸는데 그간 어떤 대책을 마련한 거냐" "환불 확약 서류라도 써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25일 오전 1시 서울 강남 위메프 본사를 찾은 류화현 대표가 소비자들이 환불을 받기 위해 작성한 서류를 취합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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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업체 측의 명확치 않은 안내에 본사를 찾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조구영(59)씨는 "하와이 가족 여행을 가기 위해 1,000만 원을 썼는데, 여행사로부터 '진행이 불가하고, 환불은 위메프로부터 직접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큰 돈이니 어떻게든 돌려 받아야겠다 싶어서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는데도 밤을 새고 있다"고 울먹였다. 아내, 갓난 아이와 온 서모(41)씨도 "300만 원 상당의 사이판 여행을 통째로 날렸다"면서 "유명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위메프 외에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티몬 본사에도 전날 오후 일부 피해자들이 항의 방문을 했다. 경찰이 한때 출동했으나 건물은 티몬 측에 의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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