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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동탄 화장실 성범죄’ 무고 50대 여성, 불구속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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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복용하던 약 과다섭취” 주장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한 남성이 자신의 용변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고 허위신고한 50대 여성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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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무고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지난 17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 10분께 화성시의 한 아파트 웨이트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화장실에서 신원 불상의 남성이 용변을 보는 자신의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고 허위로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를 보며 20대 남성 B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뒤 “이 사람이 맞다”, “평소에 자주 보던 사람이다”, “운동을 하는 남성이다”라고 진술했다.

당시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로 B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B씨는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은 있지만 여자 화장실에는 들어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에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한 뒤 B씨에게 반말을 사용하거나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CCTV는 건물 출입구 방향만이 촬영되는 각도였으며 남녀 화장실 입구를 직접 비추지는 않는 상태였다. 영상에는 A씨가 먼저 건물로 들어가고 2분 뒤 B씨가 입장하는 모습과 A씨가 건물을 먼저 빠져나가고 1분 뒤 B씨가 나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결백을 주장한 B씨는 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를 통해 수사 과정 전반이 녹음된 파일을 공개했고 동탄경찰서에 대해서는 ‘허위 신고자’인 A씨의 진술에만 의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A씨가 “허위신고를 했다”고 자백한 뒤 B씨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이후 경찰은 A씨가 B씨를 용의자로 명확히 짚어 진술한 점을 고려할 때 무고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입건 전 조사(내사)를 정식 수사로 전환한 뒤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복용하던 약을 과다 섭취했는데 당시 화장실에서 B씨의 그러한 행동이 느껴졌던 것 같다”며 “차차 약 기운에서 회복됐을 때 허위 사실이라고 신고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이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진술을 분석한 결과 “약에 취해 허위로 신고했다기보다는 실제 없었던 일을 허위로 꾸며내는 등 고의성이 더 크다고 보인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급기관인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화성동탄경찰서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을 전수조사했고 현재는 재수사가 필요한 사건을 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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