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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늘어나는 사이버 폭력… 피해 학생 46% 자살·자해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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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재단, 전국 학폭 실태조사

피해 비율 15%… 언어 폭력 이어 최다

가해자 특정·폭력 입증 쉽지 않아

“학폭위와 별개 즉각 보호 조치 필요”

2년 전 중학생이던 A군은 같은 학교 학생에게 1년 넘게 사이버폭력을 당했다. 가해 학생은 A군 사진을 이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칭 계정을 만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일대일 대화방에서 욕설을 일삼았다고 한다. SNS에서의 폭력은 현실로 확대돼 폭행으로 이어졌고 A군은 자퇴를 했지만, 그 뒤에도 한동안 정신적 고통을 견뎌야 했다. A군의 어머니인 김은정(가명)씨는 “SNS에 사칭계정을 만들고 모욕적인 언행을 해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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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해자가 드러나지 않거나 폭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탓에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성이 높은 온라인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푸른나무재단이 24일 발표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유형(중복응답) 중 사이버폭력 비율은 15.1%로 언어폭력(23.5%)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 학생들이 사이버폭력으로 겪는 고통도 컸다. 학교폭력 피해 집단 중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학생의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45.5%로 이를 경험하지 않은 학생(34.0%)보다 높았다.

사이버폭력 문제는 심화하고 있지만 피해 학생 지원 체계는 미비한 실정이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학교폭력을 심의한 뒤 가해자 처분과 피해자 보호 조치를 내리는데, 가해자를 찾지 못하면 접수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 피해 학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즉각적인 도움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계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익명의 대화방에서 언어 폭력을 가하거나 앞선 사례처럼 사칭계정을 만드는 등의 방식은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가해자가 계정 삭제 등 폭력 흔적을 지운다면 학교폭력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사이버폭력이 발생하면, 학폭위 심의와는 별도로 피해자 요청에 따라 즉각적인 보호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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