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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낙마 노린 野, 지키기 나선 與... 공영방송 구조 개편 놓고 충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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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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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4일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후보자의 적격성을 놓고 충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낙마를 위해 강도 높은 공세를 펼쳤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방통위원장 후보 자질과 무관한 정치적 공세라고 맞섰다. 특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논란과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 책임 문제를 두고 양측의 갈등이 깊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을 보였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반대하며 과방위 앞에서 “이진숙은 사퇴하라” “이용마를 기억하라”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심각하게 침해할 중대한 행위”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 증인 선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자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돌아서 가시니 뻘쭘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다시 최 위원장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였다. 이어 최 위원장은 “인사말은 1∼2분 내로 간단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인사말은 2분을 넘겼고 중간에 최 위원장이 끼어들어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말을 통해 “방송기자로 시작해 한 방송사의 수장을 거치며 30년 넘게 방송 분야에 헌신해 왔다”면서 “언론이 사회적 공기로서 본연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 체계를 정립하고, 공영방송의 역할을 재정립해 공영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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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후 악수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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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청문회 시작 후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지적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페이스북에 “MBC 시청을 거부하고 광고를 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응징하자”는 글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 탄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방통위원장 자격이 전혀 없는 분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명예를 실추하지 말고 스스로 그만두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많은 글은 정당인이나 자연인으로 활동할 때의 글”이라며 “공직에 들어간다면 그 부분은 철저히 중립성을 갖겠다”고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MBC 사장이 교체된다면 MBC 보도에 균형감과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100% 자신할 수 없고, 직접적으로 MBC 내부 문제에 대해 거론할 수는 없지만 내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이런 부분을 해소할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의 2인 체제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국회에 (책임이) 있다고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야당에서 한시바삐 2명의 상임위원을 추천해주시고 여당에서도 한 명을 더 추천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이 추천한 방통위원, 방심위원(방송통신심의위원)을 단 한 명도 임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 모든 일은 2인 체제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야당 몫의 훌륭한 방통위원을 추천해 줄 것을 호소한다”면서 “야당이 적극적으로 훌륭한 위원들을 추천한다면 (정부가) 거절할 명분은 없다”고 이 후보자를 엄호했다.

이 후보자는 대전MBC 사장 재직 시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업무상 목적 외에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단 1만원도 없다. 모두 정상적인 영업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이날 청문회에선 다양한 정책 현안 질의도 오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레거시 미디어 간 규제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에 이 후보자는 “동의한다”며 “OTT 때문에 국내 VOD(주문형비디오) 매출이 20% 정도 감소했다.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등 비대칭적 손해를 (국내 업계가)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천만 유튜버’ 쯔양에 대한 ‘사이버 레커’들의 협박 논란과 관련해서는 “유튜브 등이 긍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쯔양 사태를 보면서 명예훼손으로 인해 사람이 삶에 대한 욕구까지도 포기할 수 있게 하는 큰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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